'미래도시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지구촌이 환경문제와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워싱턴주를 포함해 미국 30개 주 가까운 지역에 겨울 폭풍이 계속되고, 칠레에선 중남부 지역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등 지구촌의 자연재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으로 5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등으로 지구가 위협받고 있다. 각 국가에선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한 대안을 고심 중이지만, 지구촌의 이상 기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정도로 우리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변화무쌍한 온난화 시기에 군포시가 미래 도시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경기 희망에코마을'을 올해 첫 선을 보인다. 경기 희망에코마을 조성은 2021년 6월 '새로운 경기 정책공모 2021 경기 First' 본심사에서 대상을 받은 사업이다. 오는 11월 문을 여는 경기 희망에코마을에 대해 알아본다.
경기도 정책공모 대상, 사업비 108억 마련
부곡동 '하수재처리시설'로 미세먼지 저감
녹색 휴식공간 '저탄소 체험 둘레길' 운영
'방음터널' 구축 아파트주민 차 소음 해소
이끼류 패널 내화성 기능… 안전·재산 수호
■ 경기 희망에코마을
경기 희망에코마을 조성 사업은 신재생에너지와 AI(인공지능)·IT(정보기술)·빅데이터가 융복합된 주민참여형 스마트 그린 시범모델 구축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복지를 실현하고 연계 사업 발굴 및 단계별 확산을 통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사업은 관내 부곡지구 환경 민원 해소를 위한 것으로 크게 ▲쿨링&클린로드 시스템·하수처리수 재처리시설 구축 ▲스마트 그린 방음 터널 구축 ▲저탄소 체험 둘레길 구축 등 3가지로 요약된다.
부곡지구에는 9개 단지 아파트 주민 1만5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인근에 복합화물터미널과 산업단지, 버스 공영차고지, 영동고속도로, 국도 47호선 등 많은 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미세먼지, 열섬현상 등의 환경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주민들의 고질적인 민원이 이어졌고 시는 수차례에 걸쳐 주민들을 만나 실태를 파악한 뒤 희망에코마을 조성 사업을 구상했다.
그 결과 2021년 경기도가 주관한 '새로운 경기 정책공모 2021 경기 First' 본 심사에서 경기 희망에코마을 조성 사업이 파주, 의왕, 구리, 성남, 부천, 김포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대상을 받았고, 특별조정교부금 60억원을 확보했다. 시는 시비 48억여 원을 투입해 총 108억여 원의 사업비를 마련했다.
■ 우리의 미래 도시는….
시가 미래의 도시로 내세운 3가지는 쿨링&클린로드 시스템·하수처리수 재처리시설 구축과 스마트 그린 방음 터널 구축, 저탄소 체험 둘레길 구축 등이다.
쿨링&클린로드 시스템은 복합물류터미널, 첨단산업단지, 공영차고지와 고속도로 및 국도 47호선을 이용하는 대형 차량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하천으로 방류하는 하수처리수를 활용해 해결하자는 데 의미가 크다.
복합화물터미널 주변 국도 47호선 500m 구간의 중앙선에 노즐을 설치해 하수처리 재이용수를 자동으로 분사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아스팔트 열기를 낮춰 도심 열섬효과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부곡동 1271에 하수재처리시설을 설치해 부곡물말끔터 하수처리수를 재처리해 도로 살수 및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이용, 미세먼지 저감과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이곳에는 실외대기질 IoT(사물인터넷) 측정기 8대와 미세먼지 전광판 8대가 설치되는 등 모니터링 관리체계를 구축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 그린 방음터널 구축은 아파트 주민이 가장 고통받고 있는 차량 소음 해소를 위해 삼성마을 앞 국도 47호선 지하차도 320m 구간에 소음과 미세먼지를 동시에 잡아주는 자연 친화적인 스마트 그린 방음 터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총 6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 터널 화재 사고의 경우 방음벽이 가연성 소재(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를 사용해 큰 화재로 번진 만큼 이번에 조성되는 그린방음터널은 친환경 소재로 꾸며져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킨다.
방음벽인 생태 그린 패널은 북유럽에 위치한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서식하는 이끼류(스칸디아모스)를 사용해 자연의 질감과 촉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천연소재 공기정화, 미세먼지 제거 효과, 습도조절 기능, 소리를 흡수해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 불이 잘 붙지 않는 내화성 등을 갖추고 있다. 또 터널 천장에는 태양광 패널을 구축해 연료비도 아끼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가장 먼저 준공한 저탄소 체험 둘레길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 휴식공간과 녹색 체험공간을 제공해 시민들에게 안락함을 준다.
기후변화시대에 발맞춰 도심 내에서 배출되는 탄소 및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한편 탄소 중립을 유도하고 복합터미널 인근 마을 주민에게 탄소 중립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했다.
총 4.6㎞ 구간에 설치된 둘레길은 빗물 저금통, 스마트 가로등, 식물로 벽면을 장식하는 그린월 녹색 체험 및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당정공원 화장실에 설치한 빗물 저금통은 지붕 등에 내린 빗물을 모아 필요한 곳에 활용할 수 있는 빗물이용시설을 만들었다. 이렇게 모은 빗물은 화단 조경용수나 마당 청소용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둘레길 화장실 일원에 설치한 '스마트 퍼걸러'는 센서로 내외부 공기질을 측정해 자동으로 공기를 정화하고, 미세먼지·날씨정보를 제공한다. 이용자의 움직임 감지를 통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전방 3m에 사람이 다가서면 외부인 감지센서가 이를 감지해 LED 살균기, 에어커튼을 작동한 뒤 내부에 진입하면 또 다른 센서에 의해 에어컨, 모니터, 무선충전기, 온열 벤치가 작동한다. 공기질 측정기를 통해 내부 온도, 습도, 미세먼지 정보가 입력되고 디스플레이로 해당 데이터를 송출해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시 관계자는 "희망에코마을은 지구 온난화로 기상 이변이 속출하는 요즘 탄소를 줄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줄 기회"라면서 "희망에코마을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선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포/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