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을 연고로 창단하는 프로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국내 프로축구 13번째 구단으로 내년 K리그에 참가한다. 인천구단은 시 출연금과 시민주 공모를 통해 150억원의 창단기금을 마련했다. 내년초 다시 2차 시민주 공모를 통해 50억원 규모의 기금을 더 마련할 예정이다.
독일축구 1부리그의 '1860 뮌헨'을 10여년간 이끈 베르너 로란트씨가 감독으로 영입됐고, 선수단은 외국인 용병을 포함해 40여명으로 구성된다. 인천에서 포르투갈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하고도 프로축구단조차 없던 인천으로선 시민 공모주를 통해 창단했다는 큰 의미를 지닌다.
<2003년 12월 30일자 3면 기사 '인천, 되돌아본 2003' 중에서>
작년 리그 4위·ACL 진출권 획득 '새 역사'
내일 시즌 2R 경기… 홈개막전 '첫 승' 각오
2005년 당시 준우승 '비상' 제목에 영화화
시립박물관과 애장품 등 전시 이벤트 눈길
내일 시즌 2R 경기… 홈개막전 '첫 승' 각오
2005년 당시 준우승 '비상' 제목에 영화화
시립박물관과 애장품 등 전시 이벤트 눈길

2003년 설립돼 2004시즌부터 K리그에 뛰어든 시민프로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2부리그를 경험하지 않은 인천은 2022시즌엔 K리그1의 마지막 라운드로빈이 상·하위 스플릿 체제로 변경된 이후 최고 등위인 4위에 오르며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도 획득했다. 인천의 20주년이 더욱 풍성해진 것이다.
올 시즌 인천은 기존의 리그와 FA컵대회에 ACL까지 병행하게 되면서 굵직한 선수들을 영입해 스쿼드를 보완했다. 새로 영입한 주요 선수들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인 신진호가 인천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념촬영을 했을 때 많은 축구팬들이 놀랐다. 그는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의 3위 등극에 크게 힘을 보탰으며, 시즌 후 리그 베스트11에도 선정된 바 있다.
신진호 외에도 인천은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미드필더 폴-조제 음포쿠를 데려왔으며, K리그1에서 검증된 공격수로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윙어 제르소도 품었다. 또한, 인천의 유스 출신이며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다 돌아온 신예 골잡이 천성훈이 합류했다.
인천은 올 시즌 1라운드 FC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으며, 이적생들 또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 속에 인천은 오는 4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올 시즌 2라운드 경기이자 홈 개막전을 치른다. 인천은 홈팬들에게 반드시 시즌 첫 승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로 준비 중이다.
2023년 홈 개막전을 앞두고 구단의 20년을 돌아보자.

최고 순위는 2022시즌(4위) 아닌, 2005시즌(준우승)
축구팬들에게 인천 유나이티드는 '잔류왕' '생존왕'의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 앞서 말했듯이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2부리그를 경험하지 않았으며, 잔류 과정 또한 주로 최하위권에 자리하다가 시즌 막판 강등권에서 탈출해 생존하면서 이 같은 별칭을 얻었다. 시즌 중반까지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다가 리그 막바지에 승점을 추가해 잔류에 성공하면서 얻은 타이틀이다.
이 같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인천 선수단과 프런트는 노력했으며, 2021년 그 가능성을 보였고 2022년 결실을 보았다. 수년 동안 강등권에서 잔류 싸움을 벌이던 인천이 2021시즌엔 파이널A 진입엔 실패하지만, 조기 잔류를 확정하면서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엔 9년 만의 파이널A 진입과 함께 4위에 오른 것이다.
2022시즌 인천은 팬들에게 자부심과 함께 ACL 진출이라는 큰 선물도 선사했다. 인천의 2년 차 시즌이었던 2005년 준우승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인천은 K리그 2년차였던 2005시즌 전기리그에서 2위(7승3무2패), 후기리그에서 5위(6승3무3패)를 기록했다.
전후기 통합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K리그는 전기리그 1위와 통합 1위 팀, 후기리그 1위와 통합 2위 팀의 플레이오프(PO)의 승자끼리 챔피언결정전을 치러서 우승팀을 정하는 형태였다. 주장 임중용과 외국인 공격수 3인방인 아기치, 셀미르, 라돈치치 등의 활약을 앞세운 인천은 PO에서 부산을 2-0으로 제치고 챔프전에 올라 울산에 1·2차전 합계 3-6으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5시즌 인천의 스토리는 이듬해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으로도 제작돼 축구팬들과 영화팬 모두에게 감동을 안겼다. 인천은 올 시즌 20년 역사를 딛고 더 큰 결실을 얻기 위해 나아갈 채비를 마쳤다.

인천 구단과 인천 축구사를 보여줄 특별전 '다시, 비상'
2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개막 전까지 선수단은 경기력을 끌어올렸으며, 인천의 프런트 또한 그에 걸맞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벤트는 인천시립박물관과 함께 개최할 전시회 '다시, 비상-인천 유나이티드 20년'이다. 지난 2월 초 업무협약을 체결한 구단과 박물관은 전시회를 통해 구단의 20년 역사를 콘텐츠로 개발해 선보이기로 했다.
전시회를 위해 시립박물관은 구단과 인천시, 팬들에게서 각종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물들이 오는 4월 초에 시작해 6월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다시, 비상-인천 유나이티드 20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20년을 설계하는 데 근간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전시회 기획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창단 20주년의 인천을 조명하는 프롤로그와 1부(비긴즈), 2부(팀), 3부(팬)로 구성된다. 1부에선 각종 역사적 사실과 자료들로 창단 배경을 다룬다.
19세기 말 개항 이후 인천항을 통해 우리 땅에 들어온 축구의 도입부터 일제강점기 전인천축구대회, 인천의 학원축구, 2002한일월드컵과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과정까지 다룬다.
인천 구단의 창단에서 현재까지를 다루는 2부는 문학경기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했던 문학시대(비상)와 이후 현재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한 숭의시대(잔류왕)로 나눠 꾸며진다.
3부는 팬들이 뽑은 역대 최고의 선수들, 팬들의 인터뷰와 소지한 애장품 등으로 구성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인천시립박물관은 훗날에 역사가 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담거나 인천의 지역성을 생각하게 하는 전시를 기획해 왔는데, 이번엔 인천 유나이티드 20년을 다룬 전시를 개최한다"면서 "현재 전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전시 종료 후 일부 콘텐츠를 재구성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도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