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 아니면 빚더미'.
국제 스포츠 경기 유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분법적으로 나뉜다. 세계 각국에서 모일 선수단·관람객이 미칠 경제적 파급 효과와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 운영을 놓고 이어질 적자 경영의 대립이다.
경기도는 상황이 어떨까. 안타깝게도 위상에 걸맞지 않게 이런 이분법적인 대립각조차도 세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서 수많은 체육인이 올림픽에 준하는 대규모 국제경기 유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지만 공식적인 경제 타당성 조사나 사회·문화적 파급 효과, 도민 인식 조사 등 공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IOC 방문 등 '2036년 개최'에 온힘
지지기반 확보차 시민 인식조사도
이와 반대로 서울시는 메가 이벤트에 준하는 국제 스포츠 경기 유치에 뛰어들었다. 특히 2036년 올림픽을 서울에서 개최하는 데 주력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6월 스위스 로잔을 방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만나 서울 올림픽 유치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9월 서울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올림픽 유치와 관련된 시민인식조사를 실시한 점도 주요 움직임이다. 이는 올림픽 유치 시 발생할 적자 우려 등 반발을 고려해 시민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유치를 위해 풀어야 할 난제들을 짚어보기 위해서다.
해당 조사에서 올림픽 개최 성공 시 도움이 될 부분으로 외국인 관광 활성화(81.4%)와 스포츠 인프라 개선(80.7%)이 꼽혔다. 반면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제적 손실(43.8%)이 1위를 차지했다. 대회종료 후 경기장 활용(23.7%)은 2위였다.
경쟁 도시이자 이웃인 서울은 대규모 국제 스포츠 경기를 치르기 위해 보폭을 맞춰가고 있지만, 도는 국제 인기 종목에 대한 시설 투자도 충분치 않은 등 갈 길이 멀다.
정용택 경기도 테니스협회 사무국장은 "안성에 있는 코트에서 일부 테니스 대회를 열고 있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은 하지 못한다. 관중석도 서울 올림픽 경기장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라며 "이런 일부 종목의 부족한 인프라를 개선하면 아시안 게임, 유니버시아드 같은 대회를 충분히 치를 수 있는데 활발한 논의가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인기종목 시설개선 논의없어" 지적
타당성 분석 등 리스크 최소화 필요
그간 국제 스포츠 경기 유치 움직임이 굼떴던 만큼 도가 참고할만한 '오답노트'는 두텁다. 최악의 사례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연구용역 결과보고서(2019년)를 보면, 개최권료나 TV 중계권료 등을 제대로 반영치 않아 운영비를 과소평가해 전라남도에 경제적 손해를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스포츠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단순히 경제적 가치만으로 평가하기 부족하다.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열풍이 일던 컬링처럼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도 하고, 인프라 구축 등 스포츠 문화 수준 향상이 이뤄지기도 한다. 다만 이런 청사진의 전제는 면밀한 타당성 조사와 지속적인 예산 지원이다.
이상범 오산대 스포츠지도과 교수는 "올림픽급의 국제 스포츠 경기를 유치했을 때 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단편적인 효과는 물론이고, 스포츠 문화 수준이 올라간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기 위해서는 도내 시·군과의 협업을 전제로 추후 시설관리 운영주체를 명확히 하고 수익 구조와 타당성 등을 철저히 분석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