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순환센터(인천시), 자원회수시설(서울시), 유니온파크(하남시)…'.
지역마다 부르는 소각장의 다른 이름이다. 필수 기반시설인 소각장을 소각장이라 부르지 못하는 건 혐오시설이란 인식 탓이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으로 특히 도시화가 진전된 수도권에서 소각장 확충을 미룰 대로 미뤘고, 정부가 2026년이란 '데드라인'(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을 설정하자 인천시와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자체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주민 반발·지자체장 교체로 더뎌
하루 소각용량 1485t확보 절실
국가 정책이 자원순환사회로 전환하면서 소각장 확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와도 연결된다.
환경부는 2021년 7월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를 확정했다. 인천시는 이보다 앞선 2020년 11월 자원순환센터 신규 건립 후보지를 발표했는데, 인근 지역 주민과 지자체 반발이 커 센터 확충계획을 재조정했다.
인천시가 현재 추진하는 서부권(중구·동구)과 북부권(서구·강화) 자원순환센터 신규 건립, 남부권(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 송도자원순환센터 현대화, 동부권(부평구·계양구) 부천자원순환센터 광역화 참여 등은 2021년 7월 인천시와 중구·동구·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 등 기초자치단체가 협약을 체결하면서 틀을 갖췄다.
그러나 신규 자원순환센터 입지가 좀처럼 결정되지 않고, 동부권과 남부권 모두 확충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2년 넘도록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인천시와 기초단체 협약 당시 지자체장들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모두 바뀌면서 관련 절차 진행이 더뎠다.
환경부는 소각시설 건립 공사를 시작한 지역에 한해서만 직매립 금지를 1년 유예할 계획인데, 어디까지나 '착공'이 전제다.

일각에선 새판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천시 관계자는 "수년에 걸쳐 만들어진 정책 방향이고, 이미 행정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다"며 "새로 정책 방향을 설정해 또다시 수년을 허비한다면 2026년까지 자원순환센터 확충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인천시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종량제 봉투 등 혼합배출)은 총 38만8천259t이다. 이 가운데 9만1천213t(23.4%)을 수도권매립지에 묻었다.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지자체는 생활폐기물을 재활용·전처리 과정을 거쳐 소각 후 발생한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적용해보면,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로 보내는 23.4%의 생활폐기물을 소각 처리해야 한다.
현재 인천시가 운영 중인 송도·청라 자원순환센터 소각 용량은 하루 864t이다. 인천시는 자원순환센터 확충을 통해 하루 1천485t의 소각 용량을 확보해야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없앨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천시가 자원순환센터를 계획대로 확충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면, 기존 자원순환센터 포화 등으로 생활폐기물 수거·처리가 지연되는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계획 차질땐 '매립지 종료 명분' 흔들
올하반기내 권역별 입지 선정돼야
인천 최대 현안인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는 매립지가 그 기능을 다할 때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와 건설폐기물 수도권매립지 반입 금지(2025년)가 현실화하면 정부가 굳이 수도권매립지 같은 초대형 공공 매립지를 운영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수도권매립지 현안에 밝은 지역 정치인은 "만약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가 소각시설을 적기에 완비해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을 최소화하고, 반면 인천시는 계획대로 자원순환센터를 확충하지 못할 경우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주장할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권역별 자원순환센터 건립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각 지역이 폐기물 처리 과정을 분담하는 방안, 지역별 숙원사업과 자원순환센터 확충을 연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늦어도 올 하반기 내에 반드시 권역별 자원순환센터 입지를 선정하고, 2026년까지 센터 건립을 마무리하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