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운정4동(야당동) 거주 학생들이 통학난에 시달리면서 '난개발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경의선으로 신도시와 단절된 운정4동은 폭 3~5m 도로를 진입로로 사용하는 빌라 200여 동에 9천470여 가구, 1만9천500여 명이 거주하면서 일대 도로는 출·퇴근 시간에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초·중·고교가 전혀 없어 1천400여 명 학생들이 경의선을 건너 신도시 학교로 원거리 통학을 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인근 학교 없어 1400명 원거리 등교
통학버스도 부족… 70% 혜택 못봐
상황이 이렇자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해 11월 말 이곳을 방문해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며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점들을 실무 부서가 함께 개선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통학로를 만들어 달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학교 지을 땅도, 도로를 넓힐 수 있는 공간도 전혀 없는데,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이냐"며 "난개발을 허가할 때 후유증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면서 김 시장의 지시사항을 반신반의하고 있다(2022년11월24일자 8면 보도=파주 야당동 '가구 쪼개기' 후폭풍… "예상 못했냐" 주민들 울분 터뜨려).
시는 통학난 해결방안으로 경의선을 건너 운정신도시로 이어지는 폭 5m, 길이 76m의 보도육교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육교 건설에는 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육교 건설에 앞서 시와 파주교육지원청은 우선 통학버스를 이용해 학생들을 실어나르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이 역시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통학버스가 턱없이 부족해 전체 학생의 70%가량이 혜택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운정4동에서 신도시로 통학하는 초등학생은 582명으로, 지난해 108명이 통학버스를 이용했으나 올해는 운행횟수를 6회에서 10회로 늘리면서 180명이 통학버스 탑승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나머지 400여 명의 학생들은 부모들이 데려다 주거나 마을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학부모들, 운행 확대·노선개발 요구
市, 50억 들여 보도육교 건설 계획
학부모들은 운정4동 학교 신설을 요구하면서 우선 통학버스 운행 학교 추가확보 및 지원 확대, 마을버스 연계 학생 통학노선 개발, 운정4동 도로 보·차도 분리, 연결보도 및 연결도로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시와 파주교육지원청은 이에 따라 그동안 와석초교로만 집중되던 통학학생을 인근 지산초, 운정초교로의 분산을 꾀하는 한편 마을버스 이용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결국 예산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운정4동에서 운정신도시로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연결도로 1개소를 추가 확충하는 방안을 찾고 있으나, 이 역시 경의선을 지하로 통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건설은 미지수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