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부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약한 정하나 악장이 경기필을 떠난다.
지난 23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6년 만에 다시 만난 성시연 지휘자와 경기필의 '말러6번'이 연주됐다. '비극적'이라는 표제가 붙어있는 곡인 만큼 무겁고 슬프면서도 비장하리만큼 웅장했던 이 연주가 끝난 뒤 성 지휘자는 정 악장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
정 악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든 단원과 관중들이 악장으로서 마지막 공연을 마친 정 악장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많은 경기필의 팬들이 정 악장이 떠난다는 소식에 크게 아쉬워 했다. 공연을 본 한 관객은 "정하나 악장을 오랫동안 봐왔는데 경기필에서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 악장 역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고, "좋은 모습으로 공연장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정 악장이 떠나면서 경기필은 제2악장이었던 이윤의 악장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부지휘자와 새 악장의 채용과 관련해서는 상임 지휘자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되는 만큼 상임 지휘자의 선임 여부에 따라 추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성시연과 '말러 무대' 끝으로 작별
단원·관중 큰 박수로 아쉬움 전해
상임·부지휘 공석… 후보 물색중
앞서 지난해 초에는 정나라 당시 경기필 부지휘자가 공주시충남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자리를 옮겼고, 경기필을 이끌던 마시모 자네티의 상임 지휘자 임기가 연장 없이 8월에 마무리됐다. 현재 상임 지휘자와 부지휘자는 공석인 상태이며, 상임 지휘자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시모 자네티의 후임으로 오게 될 경기필 상임 지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필이 꾸준한 음악적 성과를 나타내며 국내에서 손꼽히는 실력의 악단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팬층 역시 상당히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시모의 임기 종료 사실이 알려지자 전문가들은 "악단을 큰 무리 없이 원만하게 이끌 수 있는 역량 있는 감독이 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높은 차원의 지향점을 제시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예술적 역량을 갖춘 실력 있는 지휘자가 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