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인권과 맞닿아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어느 부모로부터 태어났든 아이들의 삶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신현수(65) '라오스방갈로초등학교를 돕는 모임'(방갈모) 상임대표는 내달 라오스에서 한글학교 '방갈모한글교실루앙프라방'를 열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라오스 제2의 도시라 불리는 루앙프라방에 들어서는 한글학교는 현지 고등학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글과 한국 문화 등을 가르치는 장소로 활용된다. 한글학교는 3층짜리 건물에 교실과 교사 숙소 등으로 구성된다.
한글학교 개교는 방갈모 회원을 포함해 여러 후원자가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준 덕분이라는 게 신현수 대표 설명이다. 한글학교 설립부터 교육 교재, 학교 비품 등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후원금으로 해결해야 하니 재정적으로 빠듯한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현수 대표는 라오스 학생들이 가진 배움의 열망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는 만큼, 한글학교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30여 년간 교직 생활을 했던 신현수 대표는 함께 교편을 잡았던 동료들과 라오스 한글학교에서 교육봉사에 매진하기로 했다.
그는 "이미 2025년까지 누가, 얼마나 라오스 한글교실에 머물지 당번을 정해뒀다"며 "교사로 한평생 학생들을 가르쳤던 이들이 이제는 라오스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데 힘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현수 대표와 라오스와 인연은 2017년 시작됐다. 휴식을 위해 떠난 라오스에서 우연한 계기로 푸쿤 방갈로 마을에 있던 작은 학교를 방문하면서다. 산동네에 전교생 60명이 전부인 방갈로초등학교 학생들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았다.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보내는 활동이 계기가 되어 방갈모를 결성하게 됐다. 학교에 컴퓨터, 프린트 등 학습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고 급수시설, 방송시설, 학교 담장을 설치하는 등 학생들이 이전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있는 수파누봉대학교 학생들 중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이들에게 등록금, 생활비를 지원했다. 라오스 출신의 씨옹씨아 씨는 방갈모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 국비장학생으로 뽑혀 인하공전 금속재료학과에 재학 중이다.
신현수 대표는 앞으로도 라오스 학생들이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학생들이 도약할 기회를 제공하고 함께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라며 "'혼자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처럼 한글학교 설립 등 여러 활동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현수 대표는 사단법인 인천사람과 문화 이사장, 서울문화재단 이사를 재임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직무대행, 한국작가회의 전 사무총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진흥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