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수정 한양아파트의 20억원대 옥상 방수 및 외벽 도색 공사를 두고 입주민 간 갈등이 고소전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27일 수정 한양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회)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아파트 입대회는 인천시 소재 한 건설사와 21억5천600만원에 달하는 '외부 균열 보수 및 재도장 공사외 옥상 박공지붕 복합 방수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23억7천600만원이다.

옥상 방수 비용 추가 부담 불가피
비대위 '체결 이후 동의' 위법 지적

이와 관련 비대위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아파트의 장기수선충당금 예치금이 18억7천293만9천725원(2022년 12월 기준)뿐이란 점이다. 입주민들의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계약 절차상 문제를 크게 지적하고 있다. 지난 1월30일 사업자 선정 결과를 공고하고 2월1일 계약을 체결했는데, 주민 동의는 그 후인 2월22일부터 26일까지 받아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9조 2항에서는 공동주택의 경우 입대회의 의결이나 입주자 등 10분의 1 이상의 요청 시 입주자 등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안산시도 이를 근거로 과태료 1천만원을 부과한 상태다. 여기에 시는 입주민 공고와 상이한 계약기간과 입찰정보 내용 등의 계약서 체결로 200만원의 과태료를 추가 부과했다.

비대위원장은 "23억원(부가세 포함)이 넘는 보수공사인데 입주민 동의 전 계약이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입대회 "장마 전 끝내려면 불가피"
관리소장 "긴급 상황땐 사후 가능"

이에 대해 입대회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입대회 직무대행은 먼저 장기수선충당금 예치금을 넘는 공사 비용에 대해 "동 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사전 계산한 결과, 올해 5월이면 입주민 관리비 등으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려 공식 아파트 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계약 절차상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다. 다만 누수 가구 수가 1천800여 가구 중 500여 가구에 달해 불만이 커 장마 전 공사를 마쳐야 하는 형편이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하루라도 빨리 계약을 해야 하는 처지였다고 반박했다.

입대회 직무대행은 "공사가 더 늦어지면 비용이 1억~2억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과태료보다 수십 배 더 큰 손해"라며 "이후 동의를 받았지만 1천870가구 중 1천289가구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53.63%인 1천3가구가 찬성했다. 반대는 286가구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리소장도 "장기수선계획은 긴급 상황 시 사후동의를 받아도 된다"며 "시에 이의신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반된 입장 차로 비대위 측과 입대회 측은 서로 고소전으로 맞서 결국 사법기관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형국이 됐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