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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애 작가의 작품 '집으로'(Welcom home), 캔버스에 아크릴릭. /김포문화재단 제공

김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작은미술관 보구곶에서 지난 22일부터 '보구곶에 매화향기 퍼지고'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이 기획전은 접경지인 김포 월곶면 문수산 자락 따라 개화한 매화를 주제로, 지역의 특징과 상징성을 소개하고 있다. 홍선웅·백광숙·홍정애·김종정 등 지역작가와 김용철·이언정·우용민·도지성·박태준 등의 작가가 김포의 봄을 알린다.

판화·회화 등 다양한 형태·기법으로 찾아온 봄의 전령
김포 보구곶에서 5월20일까지, 작가 창작공간도 오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에 따르면 매화는 한국인의 예술혼에 오랜 기간 영향을 줬다. 조상들은 시와 그림으로 매화를 이야기하고 가구·도자기·벼루·필통·찬합·비녀 등의 규방문화 속에 늘 매화 이미지를 형상화하며 생활문화 속에 끌어들였다.

특히 매죽문 항아리나 매조문 접시 등 매화 문양이 있는 조선 도자기는 중국·일본과는 다른 특색을 지니고, 일본 에도시대의 화려하면서 장식성이 강조된 매화와 비교할 때 단아한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준다.

매화의 절제된 품위와 맑은 품성을 닮고자 했던 선대 화가들의 마음을 현대 작가들도 그대로 이어받아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내놓았다. 민방위주민대피시설을 리모델링한 작은미술관에 판화·회화 등 다양한 형태와 기법으로 피어난 매화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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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김용철 작가 '화조-매화'(2023·캔버스에 아크릴릭). 홍선웅 작가 '선암사의 봄'(2023·목판다색). 백광숙 작가 '보구곶 3월'(2023·혼합매체). /김포문화재단 제공

소설 '태백산맥' 표지작품으로 이름을 알리고 황혼에 이르러 보구곶리에 정착한 홍선웅 작가는 "3월 말이면 문수산성 북문 길이 이어진 성동리와 보구곶리 길가에 매화가 피기 시작한다"며 "오래 묵은 고매는 아니지만 제법 밑둥이 튼실한 20년생 매화나무라 만개하면 길가의 운치가 찬란하다"고 소개했다.

오는 5월 20일까지 이어질 전시기간에는 지역작가의 작업공간을 개방해 창작과정을 체험해보는 '오픈스튜디오'도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참가자들의 작품은 성과공유전시로 다시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보구곶 마을길투어' 스템프 찍기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