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락 장수이야기 대표1
손찬락 대표는 "어떤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지지 않으려면 우리만의 것이 있어야 했고, 그 우리만의 것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었다"고 사업 성장과정을 술회했다. 2023.3.29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자연을 돌려주자'는 새 목표 생겨
아이들 모래·흙 많이 만지게 유도
전통음식 등 다양한 체험운영 계획


평생을 생협운동에 투신한 손찬락(65) '농업회사법인 장수이야기' 대표가 지역 주민을 위한 다육이체험장을 마련했다. 고객들에게 건강을 돌려주자는 사업철학에 더해 자연을 돌려주자는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서 '수지'에 맞지 않는 일을 벌였다.

손 대표는 최근 전통항아리로 가득 찬 김포시 내 사업장에 다육이체험장을 개장했다. 다육이는 건조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잎이나 줄기에 물을 저장하는 구조의 식물을 뜻하는 용어로 그가 1년간의 준비 끝에 마련한 체험장에는 100종 이상의 다육이가 숨 쉬고 있다. 희귀해 보이는 다육이도 제법 눈에 띄는데, 키우다 보니 우연히 변형된 것들이다.

손 대표는 "7~8년 전쯤 500원에 사와 키운 건데 2만원에 판매하지 않겠느냐는 분도 있었다. 처음부터 희귀한 다육이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키우면 값진 다육이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체험장은 입소문을 타고 가족단위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손 대표는 "아이들이 오면 스마트폰을 못 보게 하고 모래와 흙을 충분히 만지도록 유도한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 다육이를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실제로 아이들이 집에서 직접 키우게 되면 정서적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체험장을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손 대표는 국내 생협운동의 선구자다. 26년째 생협운동을 전파 중인 그는 한창 때 두레생협에서 연 100회 이상 강단에 서기도 했다.

손 대표는 "생협운동은 우리 땅에서 친환경으로 키운 걸 100% 팔아주도록 노력한다는 책임생산·책임판매 시스템이다. 우리 농촌을 살리고, 우리 몸을 살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과거 아내의 병환이 계기가 돼 식품사업을 시작한 손 대표는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고집이 있다. 지난해 전국 284개 식품이 출품된 친환경 유기농상품 경진대회에서 장수이야기는 어린이용 홍삼제품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공정무역에도 관심이 많다. 공정무역으로 들여오는 원당의 국내 소비량 가운데 60%를 그의 사업장에서 소화한다.

손 대표는 "사람들을 건강한 삶으로 이끄는 것만큼 내가 잘하는 게 있을까 싶다"며 "다육이체험장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니까 부모들도 덩달아 행복해한다. 참기름과 떡 등 전통음식으로 체험 종류를 더 다양하게 운영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