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LG가 새천년 프로축구 삼성디지털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안양은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 SK와의 챔피언결정(3전2선승제) 2차전에서 후반 곽경근에게 첫 골을 허용했으나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시킨 안드레의 동점골로 연장전으로 끌고 간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1차전 4-1 완승에 이어 2승을 따내 올해 그라운드의 진정한 승자가 됐다.
이로써 안양은 85년과 90년(당시 럭키 금성) 정규리그 우승 이후 통산 세번째이자 10년만에 왕좌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120분간 피를 말리는 싸움을 1-1로 마친 뒤 이어진 것은 승부차기.
부천은 첫 골을 터뜨린 '대들보' 곽경근과 아시안컵축구 국가대표 강철의 슛이 신의손 대신 투입된 연습생 출신 '신출내기' 골키퍼 정길용의 손에 어이없이 걸려 승부차기 스코어는 3-2가 됐다.
한상구의 실축에 이어 5번째 키커로 나선 안양 LG의 '브라질 용병' 히카르도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슛을 날렸고 볼은 오른쪽 구석에 박히며 전광판은 '4-2'의 스코어를 선명하게 표시했다.
안양 응원단에서는 폭죽이 터졌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한데 엉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2차전에서 승부를 마감하려는 안양과 3차전으로 승부를 끌고 가려는 부천의 대결은 전반부터 불꽃을 튀겼다.
안양은 최용수와 왕정현을 투톱으로 세우고 미드필더들이 공간에 떨어뜨려주는 긴 패스로 골문을 노렸고 부천은 곽경근, 샤리, 이성재로 삼각편대를 구성, 정교한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었다.
전반은 두 팀 모두 득점이 없었으나 후반은 사정이 달랐다.
먼저 환호성을 올린 쪽은 부천이었다.
부천은 후반 14분 수비수 조성환이 상대진영 깊숙이 공격에 가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볼을 뛰어주자 안양 골키퍼 정길용이 펀칭하기 위해 뛰쳐 나왔으나 미치지 못했고 곽경근이 머리로 빈 골문에 밀어넣었다.
안양으로서는 주전 골키퍼 신의손이 부상으로 빠져 단신인 183㎝의 정길용을 기용한 것이 패착인 듯 했고 부천은 공중볼에 이은 곽경근의 헤딩 작전이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안양은 후반 31분 페널티지역 외곽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정광민과 히카르도가 골키퍼의 시야를 가려준 사이 안드레가 찬 볼이 부천 골문 오른쪽에 박혀 1-1 동점을 이루었다.
안양은 9분 뒤 최용수와 교체투입된 쿠벡의 절묘한 문전 센터링을 정광민이 헛발질하며 역전기회를 놓쳐 버렸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