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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희 작가의 초대전(Into The Memory)이 안산 꿈의교회 더 갤러리에서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박계희 작가 제공

캔버스 위 모래에 유화로 돌·나비 등 자연과 타이어 자국 등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산물을 담아 순간과 영원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는 박계희 작가의 작품들이 안산 더 갤러리(꿈의교회 1층)에서 오는 16일까지 전시된다.

박계희 작가는 직접 채취한 모래를 캔버스에 얇게 바른 뒤 유화로 그림은 그리는 독특한 여류화가다.

'기억속으로(Into The Memory)'라는 하나의 주제로 표현된 그림들은 모래라는 천연의 재료 위에서 그려져서인지 친숙하게 사색에 빠져들게 한다. 멀리서 보면 모래 위의 풍경을 담은 사진처럼 정교하게 느껴지는데 가까이 서면 모래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져 흡사 직접 눈으로 그 장면을 보는 듯하다.

안산 더 갤러리서 16일까지 박계희 초대전
자연과 인위적인 산물 표현해 메시지 전달
영향력 행사하는 문명의 이기적 행태 포착


처음에 박 작가는 모래 위에 돌과 바위 등을, 해변이나 계곡,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을 담았다. 모래도 그전에는 돌과 바위였던 것처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시간과 기억을 나타내고 싶었다는 게 박 작가의 설명이다.

이후엔 그림 속에 나비를 추가해 화자를 비롯해 보는 이의 나아가고 펼치고 싶은 자아 등을 표현했다. 그림 속 나비는 번데기에서 갓 나와 날개를 펼치기 시작하는 우리 모두다. 최근 작품에서는 타이어 자국과 새집 속 알로 자연이라는 억겁의 시간 속에서 순간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명의 이기적인 행태를 꼬집고 있다.

박 작가는 "모래는 작고 보잘 것 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구르고 굴러 바위에서 돌을 지나 모래까지 엄청난 시간이 흘러 만들어진 자연의 산물"이라며 "우리 모두 작으면 작고 크면 큰 존재로 언젠가는 모래성처럼 사라질 수 있고 모래처럼 영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풍파를 견딘 모래는 겉보기에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처음 바위였을 때의 색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영원의 시간을 담고 있는 모래 위에 'Into The Memory', 기억을 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