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볼 경기 중인 아름학교 선수들
지난달 31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아름학교 골볼팀 선수들이 훈련에 한창이다. 골볼은 안대를 쓴 채 공이 움직이는 소리를 추적해야 하는 시각장애인 구기 스포츠다. 2023.3.31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조용히 해주세요."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공식 외침'과 함께 검은 안대를 쓴 선수들이 저마다 수비와 공격 태세를 갖췄다. 공이 필드를 바삐 오가는 구기종목이지만, 무언 속에서 긴장감이 맴돌았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공이 구를 때마다 나는 방울소리에 귀 기울였다. 공이 골대에 들어가자 그제야 커다란 환호가 들렸다.

지난달 31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아름학교 3층 대강당. 오는 5월 '제17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를 앞두고 골볼팀 선수들이 연습 경기를 하며 훈련에 한창이었다. 골대 앞에 선 유주호(18), 이희찬(18) 선수는 기합을 외치는 대신 손으로 바닥을 두들기거나 입으로 작은 소리를 내는 식으로 전술을 공유했다.

"우리만의 '모스부호'가 있어요. 입으로 '똑딱' 소리를 내면 옆으로 움직이라는 의미죠." 유주호는 동료 선수들과 미리 맞춘 '암호'가 있다며 직접 입으로 소리를 내며 시범을 보였다.

작년 창단 3개월만에 '전국 3위'
내달 대회 앞두고 합동 맹훈련
"단순 여가활동 넘어 성장 기회"


골볼

골볼은 두 개의 방울이 들어 있는 1.25㎏ 공을 손으로 던져 상대 팀 골대에 넣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다. 3명이 팀을 꾸려 10초 안에 공을 굴려 득점해야 하기에 스피드가 생명이다.

특히 모든 시각장애인 선수는 안대로 눈을 가리고서 경기에 참여해야 한다. 공의 움직임은 오직 소리로만 판단해야 하는 셈이다. 심판이 중간중간 "조용히 하라"고 외치는 이유다.

아름학교 골볼팀은 지난해 '골볼계의 다크호스'로 회자됐다. 생긴 지 3개월 정도된 팀이 '제16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3위를 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주호와 이희찬은 그날 승리의 기쁨을 잊지 못한다. 이희찬은 "스포츠 정신이란 게 뭔지 제대로 배웠다. 목표는 더 컸지만, 그래도 첫 대회에서 메달을 걸어서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첫 출전부터 메달을 획득했던 아름학교 골볼팀은 올해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부단히 달리고 있다. 김성락 감독은 "지난해에는 학년 별로 따로 연습을 했는데, 올해는 매주 금요일마다 2시간씩 팀 전체가 집중 훈련을 하고 있다. 다들 연습을 미루는 일 없이 즐겁게 임한다"고 말했다.

실제 선수들은 매주 금요일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이희찬은 "어려운 일이 닥치면 눈물부터 났는데, 팀을 꾸려 같이 운동하면서 힘든 일을 이겨내 보려는 노력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유주호는 "운동하는 습관을 비롯해 생활패턴이 바뀌었다. 예전보다 더 활발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골볼팀에서 활동하며 협동심도 배우고, 때로는 성취감도 맛보면서 하루하루 성장해 가고 있었다. 김선희 아름학교 교장은 "골볼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여가활동의 의미를 넘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골볼팀을 시작으로 다른 다양한 종목에도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