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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청 앞에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반대쪽에는 건립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등 여론이 양분돼 대립하고 있다. 2023.4.12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4월은 안산에 치유와 회복이 필요한 달이지만 해마다 사회단체들의 제각각, 반대를 위한 반대 집회 등으로 피로감만 쌓여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2일 오전 안산시청 앞 사거리. 이 일대는 4·16생명안전공원 건립관련 반대 현수막과 조속한 건립을 촉구하는 상반된 내용의 현수막이 동시에 걸려 있다. 이맘때만 되면 반복되는 현상이다.

매년 4월 되면 시민단체 집회 극성
4·16생명안전공원 찬반 곳곳 현수막

아울러 이날 오전에는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반대 집회도 열렸다.

참석자들은 4·16생명안전공원이 정치적 이용 도구의 연장선일 뿐이라며 최근 진행한 반대 서명도 안산시에 전달했다. 3만4천여명이 건립 반대에 찬성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4·16생명안전공원의 건립을 옹호하는 또 다른 사회단체는 최근 시청 앞에서 안산시장의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 참석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 중이다. 심지어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 행사 당일에도 양측은 행사장 주변에 집회 신고 또는 예고를 한 상태다. 서로 대립된 입장이어서 과열 시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16생명안전공원 조성 사업은 현재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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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청 앞에는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을 촉구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고 반대편에는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등 여론이 양분 돼 대립하고 있다. 2023.4.12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시는 단원구 초지동 일원 화랑유원지에 사고 피해자 봉안시설과 추모기념관 등을 조성하는 4·16생명안전공원의 실시설계를 하고 있지만, 국비 404억원 등 총 483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라 행정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설계공모를 2021년 7월에 끝마쳐 지난해 9월엔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시장 '기억식' 참석 촉구 목청도
시민 "위안해야 하는데 싸우기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4월만 되면 치유와 회복은커녕 마찰만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안산시민들은 되레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 김모(34)씨는 "이웃의 안타까운 사고인 만큼 서로를 위안해야 하는데 4월만 되면 싸우기만 하니 차라리 둘 다 이런 식의 단체행동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모(53)씨도 "이제는 뭐가 옳은지도 모를 정도로 전부 퇴색된 것 같다. 시와 시민들의 발전을 위해 서로 양보하며 나은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게 사회단체의 올바른 기능이 아니겠느냐"고 혀끝을 찼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