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개 대량학살 사건'이 공론화되며 최근 양평지역 내에서 식용견을 취급하던 식당들이 메뉴변경·폐업 등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2일 양평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양평 개 대량학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많은 주민들의 공분(3월13일자 8면 보도="양평 엽기적 동물 대량 학살, 철저히 수사하라")을 샀다. 해당 사건은 용문면 광탄리 소재 한 주택에서 수 백마리 규모의 개 사체가 아사한 채 발견된 것으로,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산출된 사체 규모는 총 1천250마리에 달했으며 피의자는 검찰에 송치됐다.

순댓국·감자탕 등으로 메뉴 변경
군 "최근 민원 증가… 없어진 곳도 있어"


이후 지역 내에서는 관련 주민집회가 열리고 양평군·경찰·소방이 합동으로 양평군 내 관련 업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등 식용 개에 대한 지역 여론이 악화되자, 최근 지역 내 식용 개를 취급하던 식당들이 문을 닫거나 메뉴를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평읍 소재 A식당은 올해 초까지 식용 개를 이용한 전골과 수육 등을 주메뉴로 10년가량 성업했으나 지난달 순댓국 등으로 주메뉴를 바꿨다.

A식당 대표는 "최근 양평에 개 관련 사건이 있고 나서부터 영업이 조금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다른 식당들도 메뉴를 슬슬 변경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군내 동물생산·판매 업소 100여 곳에 전수조사가 시작되자 농장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던 강상면 소재 B식당도 문을 닫았다.

식용 개를 취급하는 이른바 '보신탕' 식당은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되기에 지자체에서 점포 현황을 따로 관리하진 않는다. 다만 통상 식용 개를 판매하는 식당은 보신탕·영양탕·사철탕 등으로 상호를 등록하는데, 2022년 말 양평군 식품접객업소에 해당 상호들로 등록된 업체는 10개였으나 취재 결과 이날 현재까지 식용 개를 메뉴로 유지하는 곳은 7곳으로 확인됐다. 3곳은 메뉴를 변경하거나 문을 닫았다.

군 식품위생팀 관계자는 "음식점 인허가와 위생지도관리 업무를 하고 있으나 보신탕집의 경우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돼 따로 전수조사 등을 하긴 어렵다"며 "최근 관련된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있다가 없어진 곳도 있다"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