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베테랑 염기훈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1983년생으로 현재 만 40세인 염기훈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다.
염기훈은 지난 12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안산 그리너스FC와의 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염기훈은 이 경기에서 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로 안병준의 헤딩골을 도왔고 후반 14분 전진우의 골에 관여했다.
13일 화성시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염기훈은 "팀이 처했던 상황이 너무나 급박했는데 이번 경기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했다는 점이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리그 최하위' 침체 분위기 쇄신
팀에 애정 "빅버드, 집보다 편해"
수원 삼성은 리그에서 승점 2(2무 4패)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안산전 승리로 침체했던 팀 분위기는 다소 살아났다. 그는 이 분위기를 오는 15일 있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까지 끌고 가고 싶어 했다.
염기훈은 "지난해 FA컵에서 김천 상무를 잡고 이후 리그 경기에서 울산 현대를 이겼던 것처럼 올해도 제주와의 경기에서 승리해서 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을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염기훈은 수원 삼성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10시즌부터 수원 삼성에서 뛴 염기훈은 구단 최다 출전, 최다 골, 최다 도움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수원 삼성은 특별한 존재로 다가온다.
염기훈은 "이제는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와 클럽하우스가 집보다 편한 것 같다"며 "경기장을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느껴진다"고 수원 삼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3골 채워 대기록 완성후 은퇴할 것
지도자의 길로 "최종목표는 감독"
수원 삼성과 올해 12월 31일까지 계약을 체결한 염기훈. 이제 선수생활의 막바지에 접어든 그는 지도자의 길을 가려 한다. 염기훈은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딴 상태"라며 "은퇴를 하고 나서 수원 삼성에서 지도자를 하면서 감독까지 하는 것으로 최종 목표를 잡았다. 이 목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염기훈은 K리그에서 전무후무한 80골과 80도움에 도전하고 있다. 리그에서 3골만 더 보태면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그는 "80골에 3골을 남겨놨는데 선수로서 '80-80 클럽' 을 이루고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팀이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염기훈의 존재는 수원 삼성의 큰 버팀목이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