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평군 가평읍 개곡리 야산에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잣나무 여러 그루가 산재해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산지가 80% 이상인 가평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연중 발생하고 있지만, 제한적인 방제 기간과 산주 부동의 등으로 인해 감염목이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목재 등 산림 자원과 가평 특산물로 대표되는 잣의 생산 저하 등 지역 경제 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0일 가평군에 따르면 군의 전체 면적 843.6㎢ 중 산림면적은 689.6㎢로 약 82%에 달하며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되는 수종인 침엽수 면적은 194.8㎢로 2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잣나무 조림 면적은 168㎢로 침엽수 면적의 대부분(84.5%)을 차지한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북방수염하늘소 등을 매개로 1㎜ 내외의 실 같은 재선충이 소나무나 잣나무 조직에 침투한 뒤 수분 흐름을 막아 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것으로, 감염시 100% 고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2013년 청평면 삼회리에서 최초 발생한 가평지역 소나무재선충병은 현재 전 지역으로 확산돼 올해 3월 기준 2천700그루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 3월 기준 138그루에서 불과 5년여 만에 2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5년 만에 '감염목' 20배 증가 목재·잣 등 생산량 타격 우려 산주들 예방주사 부동의 많아 '강제 방역' 근거마련 목소리
군의 올해 3월 기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현황을 보면 상·조종면 5천500여 그루, 가평읍 3천300여 그루, 청평면 2천500여 그루, 설악·북면 1천900여 그루 등 총 1만3천300여 그루의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과 기타 고사목을 제거했다. 제거목 수치만 보더라도 지난해(3월 기준) 3천200여 그루에서 올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재선충병이 가평 전 지역에서 연중 발생하고 있지만 감염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지가 80% 이상인 가평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매년 발생하고 있지만, 제한적인 방제기간 등의 이유로 감염목이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오후 가평군산림조합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목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2023.4.20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우선 전년도 10월에서 해당 연도 3월까지로 정해져 있는 짧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기간과 방제 중·후 고사목이 추가로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지역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산림행정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예방주사가 효과는 있으나 식용 문제를 우려한 잣 산림 소유자 등의 부동의와 부재 산주가 많아 홍보·동의 등에 대한 어려움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산주들은 구제역·AI, 아프리카 돼지 열병 피해 보상처럼 입목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산림소유자가 동의하지 않는 감염목에 대해서 강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과 법 개정을 통한 입목 보상 등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A씨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가 지속되면 가평이 잣 고장이란 명성을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이제라도 적극적인 방제에 나서 지역 특산물인 잣과 청정지역을 유지 할 수 있는 산림을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살길"이라며 군과 산림당국의 적극적인 방제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 방지와 적극적 방제 등을 위해 산림소유자가 동의하지 않는 감염목에 대해서도 강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법 개정 등을 통한 입목 보상 등 제도 도입을 통한 산주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법적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