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로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본 데 앙심을 품고 투자를 권유한 리딩방 운영자를 결박하고 감금한 5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안양동안경찰서는 20일 50대 남성 A씨와 B씨를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7일 오전 11시께 리딩방 운영자 C씨를 찾아가 손과 발을 결박한 채 집에 가둔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C씨에게 투자금을 내놓으라며 집에 있는 금고 번호를 알려달라고 협박하다 여의치 않자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 졸피뎀을 먹인 혐의도 받는다.

"투자금 돌려받으려 찾아가" 진술
마약류 먹이기도… 구속영장 신청

C씨는 같은 날 오후 4시께 자력으로 묶인 테이프를 끊어낸 뒤 이웃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음 날 오후 A씨를 강남구 자택에서 붙잡았고, B씨도 김포에서 체포했다.

A씨는 "C씨 권유로 알고 지내던 지인과 가상화폐에 투자했는데 50억원 가량 손실을 봤다"며 "C씨 집에 금고가 있다는 것을 알고 투자금을 돌려받으려고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B씨는 A씨의 요청을 받고 가담했으며 가상화폐 투자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자택에서 졸피뎀이 발견돼 국과수에 A씨와 C씨의 투약 여부에 대한 정밀 분석을 의뢰해둔 상태"라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이석철·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