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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폭풍의 언덕' 캐스팅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들의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 연극 '폭풍의 언덕'

배우들 호소력 짙은 연기·성종완 연출 호평

영국의 여류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1847년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폭풍의 언덕'이 23일 개막한다. 영국 요크셔 지방의 황량한 자연을 배경으로 모순과 혼돈이 뒤섞인 인간 본성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한 '폭풍의 언덕'은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소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은 외딴 저택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 언쇼가 데려온 고아 소년 '히스클리프'와 운명처럼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 언쇼의 딸 '캐서린'의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담고 있다. 지난 2021년 초연한 연극 '폭풍의 언덕'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한 남자의 복수를 담고 있는 원작에서 나아가 배우들의 호소력 짙은 연기, 성종완 연출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얻었다.

이번 재연에서는 더욱 강렬해진 캐스팅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을 돌보는 유모 '넬리' 역에는 이정화·전재희가 함께하며, 삶의 이유가 오직 '캐서린'에게만 향해있는 '히스클리프' 역은 문경초·김아론이 캐스팅됐다. 두 남자 사이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캐서린 언쇼' 역에는 강혜인·허혜진·이다은이 합류했다. 이 밖에도 캐서린의 오빠 '힌들리 언쇼' 역의 민경석·김건호, 캐서린의 남편 '에드거 린튼' 역의 이한솔·류승현, '록우드' 역의 강성진·이계구, '조셉' 역의 김수로·박세동 등이 무대에 함께하며 공연을 빛낼 예정이다. 연극 '폭풍의 언덕'은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6월 18일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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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5호실의 고등어' 포스터 /창작집단 오늘도 봄 제공

■인간이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 연극 '5호실의 고등어'

오늘날 인간·사회 모습 비추는 부조리한 사건들

창작집단 오늘도 봄의 연극 '5호실의 고등어'가 무대에 오른다.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인간이 되어 나타나는 세상에서 정부는 '종의 귀화'를 채택해 유사인간들의 인간 사회로의 입국 심사와 교육을 진행한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으며 5호실까지 올라오게 된 '고등어'와 '곰', '나무'는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이 되어 인간답게 살아보고 싶은 존재들이다. 작품은 이들이 쏟아내는 간절함과 기대를 통해 오늘날의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비춘다. 또 이들을 둘러싼 부조리하고 비현실적인 사건들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와 갈등을 해학적으로 그려내며, 과연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5호실 고등어'는 2018년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작으로 첫선을 보였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탄탄한 연기력과 개성을 지닌 배우 백은경, 최은경을 중심으로 신예 권영현, 박정현, 설재서가 함께 한다. 비현실적 존재와 상상력이 어우러져 인간이 진정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에 대해 떠올리게 할 연극 '5호실 고등어'는 5월 3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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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쁠라테로' 포스터 /국립정동극장 제공

■플라멩코로 펼쳐낸 치열한 심리적 대립... 뮤지컬 '쁠라테로'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이국적 정서로 풀어내

국립정동극장의 2023 시즌 '창작ing' 사업의 네 번째 작품인 뮤지컬 '쁠라테로'가 5월 18일 무대에 오른다.

'쁠라테로'는 스페인의 역사를 소개한 신문 기사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스페인 정부와 시민사회, 가톨릭 교구가 맺은 '망각의 협정'을 주제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순례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숙소 알베르게를 배경으로 망각을 위해, 추억을 쌓기 위해, 신의 구원을 구하기 위해 각자의 목적을 품고 길을 걷는 인물들의 서사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밀도 높은 심리적 대립각을 선보인다.

작품은 그동안 뮤지컬 무대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플라멩코와 집시 음악을 중심으로 이국적인 스페인 정서를 표현한다. 노래 가사와 대사의 일부는 스페인 작가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시를 차용해 아름다움과 그 이면에 숨겨진 고통을 강조했고, 작품 속 플라멩코는 극 중 인물들 간의 심리적 대립을 표현하며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스페인의 민속적 느낌이 강한 집시 음악과 열정적인 플라멩코 리듬이 안무와 어우러져 삶, 애환, 자유, 투쟁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알베르게의 호스피탈레로(자원봉사자) 까밀라 역에 신의정, 은퇴한 외과 의사 호세 역에 한지상, 호세의 딸 마리아 역에는 이지수가 함께하며, 집시 페넬로페 역에 소정화, 순례자 세실리아 역에 나하나, 신부 파블로 역에 백진욱·박두호가 열연한다. 공연은 5월 18일부터 6월 2일까지 국립정동극장_세실에서.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