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 한 의원이 30년 장기근속 공직자에 대한 재직기념패 제작이 혈세 낭비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용인시 공직사회 내부의 비판 여론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의 해외 의정연수 소식이 알려지자 공직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30년 재직 기념' 추경 통과에
유진선 의원 "낡은 문화·혈세"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일 열린 제27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였다.

더불어민주당 유진선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30년 장기근속 모범공무원 77명에게 지급되는 재직기념패 제작 예산(1인당 120만원 상당)이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재직기념패 제작을 두고 낡은 관료문화, 혈세 등으로 표현하며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 직후 시 공무원들은 30년 근속에 대한 복지를 혈세 낭비로 치부했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내부 익명게시판에는 연일 비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시공무원노조도 '꼭 그렇게 말해야만 속이 후련했냐'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며 "공무원도 시민이고 노동자인데 공무원의 권익을 시민의 권익과 배치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낡은 관료문화의 인식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내달 말레이행에 공무원들 비난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이 다음달 해외로 의정연수를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직자들은 더욱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본래 유럽으로 계획됐으나 비용상의 이유로 행선지는 말레이시아(코타키나발루)로 변경됐다. 한 공무원은 "30년 성실하게 근무한 공무원 재직기념패 주는 것과 시의원이 해외에 나가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혈세 낭비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유 의원은 당초 연수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는 불참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