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23.jpg
성남종합버스터미널 폐업 이후 성남시가 도로변에 버스 6대를 세울 수 있는 임시 터미널을 개설했다. 하지만 버스가 몰리면서 두 개 차로 정차가 다반사로 발생해 시민들이 버스 사이를 오가며 승하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로 위에서 아이를 태우는 모습이 위태롭기까지 하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성남 유일의 시외·고속 터미널인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폐업하면서 도로변에 임시터미널이 가동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정상화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절인 지난 1일 오후 3시께 성남 분당구 야탑동 소재 옛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앞 인도에서는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남시는 버스터미널 운영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을 신청하자 이를 수리한 뒤 지난 1월1일부터 한 버스업체가 옛 터미널 상가 1곳을 임대해 임시 매표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바로 앞 도로에 버스 6대를 세울 수 있는 임시 터미널을 개설했다. 도로변이 버스 승하차장이 된 것이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종종 버스터미널을 이용한다는 금광동 거주 한 시민은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버스가 도로 어디에 설지 몰라 찾아다녀야 한다. 날씨가 궂을 때도 힘들고 임시매표소도 비좁다"고 말했다.

폐업이후 4개월째 도로 1차선에 임시 운영
2차로까지 정차된 버스 사이로 헤매
안전사고 '위험'에 궂은날 불편까지
시 대안 못 찾아 장기화 예고


이날도 적잖은 시민들이 인도와 도로에서 버스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버스가 몰리면서 임시 승하차장을 벗어나 옆 차로까지 두 줄로 정차할 때는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시민들은 도로로 내려와 버스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탑승할 버스를 찾아낸 뒤 버스에 올랐고, 거기에는 아이도 있었다.

야탑동에 거주한다는 한 시민은 "나도 그렇지만 이용자들이 버스 사이를 오가는 게 다반사다. 어떨 때는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며 "이런 상황이, 불편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시는 4개월이 넘도록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터미널 건물은 개인 소유여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다른 곳에 터미널을 설치하려 해도 마땅한 부지가 없다"며 "시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대안도 없는 상태다. 울산 등 다른 시에서도 임시터미널을 운영한다. 우리 시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시의 무대책은 시의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최현백 의원은 지난달 임시회 때 "언제까지 시민들이 불편하게 길바닥에서 승하차하도록 놔둘 거냐. 대중교통에 있어 시내버스처럼 시외·고속버스도 공공재로 접근해야 한다. 대책은 뭐냐"고 따졌다.

이진찬 부시장은 이에 대해 "공공재로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터미널 사업자, 부지 등 연구는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인구 100만을 바라보며 '4차 산업 특별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성남시의 '길바닥 임시터미널' 사태가 장기화되고 시민 불편이 지속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