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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48호선의 서울 경계부인 고촌읍 신곡사거리. 일산대교와 김포한강로가 건설되기 이전 국도 48호선은 사실상 김포의 유일한 서울 진출입로였다. /김포시 제공

김포골드라인이 최악의 혼잡률을 기록하게 되기까지는 중요한 구조적 문제(4월24일자 1면 보도=[경인 WIDE] 승강장도 '2량' 태생적 한계… 철로위엔 해법 없다)와 더불어 김포의 지정학적 요인도 자리한다.

막다른 길과 다름없는 위치와 각종 군사규제 위에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는 바람에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제라도 5호선 예타 면제 등 빠른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산부담으로 2량 설계구조 변경
서울로 통하는 국도 1곳뿐 '열악'
군사규제도 도시계획 막는 원인
"지하철 5호선 연장 예타 면제를"

지난 2019년 9월 골드라인이 개통하기 전까지 김포시민들이 서울에 진출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버스와 택시뿐이었다. 강변북로 및 올림픽대로와 각각 연결되는 일산대교(2008년)·김포한강로(2011년)가 건설되기 이전에는 교통여건이 훨씬 열악해 2000년대 후반까지는 국도 48호선이 사실상 김포의 유일한 서울 진출입로였다.

지난 2007년 12월 6일 오후 5시 40분께 강화군에서 경계근무를 마치고 귀대하던 해병대원이 흉기를 든 괴한에게 피습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김포 일대에는 군경의 검문검색과 퇴근길 차량이 겹치며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김포시 한 관계자는 "당시 검문검색을 고려해도 비정상적으로 정체가 심했다. 48번 국도가 서울로 나가는 유일한 도로였기 때문"이라며 "김포 안쪽에서 서울 경계까지 6시간 이상 소요된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확장성 없는 김포의 지형과 군사규제는 교통망 구축에 늘 불리하게 작용해왔다.

강화해협과 한강하구에 둘러싸인 김포는 외곽의 배후수요를 기대할 수 없었고, 광역교통망이 추진될 때마다 김포시민들만으로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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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도시철도(골드라인) 고촌역에서 김포공항역으로 향하는 열차가 승객들로 꽉 차있다. 2023.4.23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김포의 지리적 특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게 골드라인 승하차 패턴이다. 타 지역 전철망과 다르게 출근시간대 골드라인은 중간에 하차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김포공항역까지 도달하기 위해 승차하는 사람만 있다. 이로 인해 풍무역과 고촌역의 혼잡이 특히 심각하고 김포공항역에 이르러 탈진·실신하는 승객이 속출하고 있다.


김포 전역에 걸친 군사규제도 과감한 도시계획과 교통망 구축을 막는 원인이었다. 과거 김포한강신도시가 군사규제 없이 온전히 조성됐다면 '꼬마열차'가 아닌 9호선 연장의 수요를 확보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지역사회는 보고 있다.

김포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구가 적은 과천·구리·양주 등이 광역철도를 3~4개씩 확정할 동안 김포는 경기도와 접한 지자체 중 유일하게 서울 직결철도가 전무했다"며 "여러 악조건에도 정부는 신도시를 밀어붙였고, 그 희생을 감내해온 김포시민들을 위해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의 예타 면제를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