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세상을 떠난 윌슨은 위대한 생물학자 중 한 사람이자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필력의 작가였다. 그는 2010년대부터 '인류세' 시대를 살아갈 미래 독자들을 위해 과학 연구와 생물 다양성 보존 운동을 해 오며 얻은 지식과 통찰을 담은 책들을 연속해서 펴내 왔다.
'새로운 창세기'는 그 시리즈 중 하나로 그가 시력을 잃지 않은 왼쪽 눈으로 작은 거미와 개미를 채집하고 관찰하던 9세 때부터 시작된 진사회성(eusocial)과 그 기원에 대한 그의 연구와 통찰을 응축했다.
인류가 처음 지구 상에 등장했을 때의 생물량은 지구 전체 동물의 생물량에서 10%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인류와 인류가 길들인 가축류의 생물량을 모두 합하면 99%에 이른다.
책에서 윌슨은 인류가 그러한 지위에 도달한 것이 '진사회성'에 있다고 답하며, 진사회성의 기원에 대해 앞으로 다뤄 갈 방법론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또 학문적 엄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아주 최근 그리고 고작 10여 개의 종에서만 발현된 진사회성의 기원과 진화를 다루고 있다.
윌슨은 10여 년 전 이타적 사회의 기원을 혈연 선택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전 세계 생물학계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의 마지막 연구는 과연 어떤 것인지, 그리고 후학들에게 어떤 과제를 던졌는지 독자들은 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