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창세기┃에드워드 윌슨 지음. 김성한 옮김. 사이언스 북스 펴냄. 168쪽. 1만8천500원

새로운 창세기
'사회 생물학의 아버지', '다윈의 계승자', '진정한 앤트맨'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학계의 존경을 받은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의 신간 '새로운 창세기: 사회들의 기원에 대하여'가 출간됐다.

2021년 세상을 떠난 윌슨은 위대한 생물학자 중 한 사람이자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필력의 작가였다. 그는 2010년대부터 '인류세' 시대를 살아갈 미래 독자들을 위해 과학 연구와 생물 다양성 보존 운동을 해 오며 얻은 지식과 통찰을 담은 책들을 연속해서 펴내 왔다.

'새로운 창세기'는 그 시리즈 중 하나로 그가 시력을 잃지 않은 왼쪽 눈으로 작은 거미와 개미를 채집하고 관찰하던 9세 때부터 시작된 진사회성(eusocial)과 그 기원에 대한 그의 연구와 통찰을 응축했다.

인류가 처음 지구 상에 등장했을 때의 생물량은 지구 전체 동물의 생물량에서 10%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인류와 인류가 길들인 가축류의 생물량을 모두 합하면 99%에 이른다.

책에서 윌슨은 인류가 그러한 지위에 도달한 것이 '진사회성'에 있다고 답하며, 진사회성의 기원에 대해 앞으로 다뤄 갈 방법론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또 학문적 엄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아주 최근 그리고 고작 10여 개의 종에서만 발현된 진사회성의 기원과 진화를 다루고 있다.

윌슨은 10여 년 전 이타적 사회의 기원을 혈연 선택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전 세계 생물학계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의 마지막 연구는 과연 어떤 것인지, 그리고 후학들에게 어떤 과제를 던졌는지 독자들은 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