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에 게재되고 있는 '고속도로이야기'를 우연히 읽은 적이 있다는 權모(47·여)라는 사람으로 부터 얼마전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의 경험도 이야기 소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전화를 했다고 했다.
 權씨는 지난해 이맘때 서울에서 친구 여식의 결혼식이 있어서 혼자 광주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한 적이 있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權씨와 비슷한 연배로 친근감을 주는 인상이었고 서로 인사를 가볍게 나누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버스가 출발했다.
 잠시후 權씨의 입에서 “어머, 내 핸드백!”이라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핸드백을 휴게소 화장실에 놓고 나왔던 것이다.
 옆에 앉은 여인은 휴대폰으로 어디엔가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교통정보센터에 전화를 걸었던 것이었다.
 얼마후 핸드백을 찾지 못했다는 연락을 받은 權씨는 예식장까지 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터미널에 도착하자 그 여인은 權씨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만원짜리 한장을 차비나 하라고 건네주고는 잰 걸음으로 사라졌다.
 동창들의 도움으로 축의금을 내고 집에 무사히 돌아 올수 있었던 權씨는 며칠뒤 수소문 끝에 그 여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잠시 나누었던 대화내용 중 아파트이름과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했다는 말이 실마리였다.
 權씨는 잃어버린 핸드백 대신 영화감상과 쇼핑을 같이 할수 있는 친구를 얻게됐다고 말했다.
 필자는 우정과 사랑의 가교역할을 한 고속도로가 낭만과 추억의 도로로 그 존재가치를 발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도로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