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교육열로 유명한 우리 사회에 학생들의 낮은 문해력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으로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초연결사회에 살고 있지만, 정작 소통의 기본이 되는 문해력에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프로그램과 교재를 공급하고 있는 EMC교육평가원 이은미 대표는 "문해력이 떨어져 생긴 에피소드만 나열해도 하루가 모자랄 정도"라며 "특히 학생들의 경우 교과서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단어가 한자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해 학업성취 전반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EMC교육평가원은 한자와 영어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로 300만명 이상의 한자평가검정 데이터를 갖고 학생들의 발달과정에 맞는 학업성취도를 평가·교육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도 내 지자체와 함께 학업성취도가 낮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프로그램과 교재를 공급하며 교육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다.
교과서 나온 한자뜻 몰라 학습 영향
공부 유인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결
"읽고 쓰기 부족… 민관 함께 고민"
EMC교육평가원 김재복 원장도 "그간 학업성취도 평가가 줄 세우기로 인식되면서 학생들의 실력을 확인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공부를 할 유인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학업평가가 줄 세우기가 아닌 학생들에게 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교육격차도 문제"라며 "흔히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 사는 학생들이 여전히 자신의 미래를 위해 경쟁적으로 집중 트레이닝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학생들이 학업에 유인을 얻지 못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문해력의 차이가 학생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사회 양극화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런 교육격차에 대한 문제를 지자체들도 인식하고 있어 취약계층과 학습부진 학생들을 지원하고자 문의를 해오는 곳이 늘고 있다"며 "학원이나 과외처럼 강사들의 개별 지도를 받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성취도가 낮을 경우 스스로 인지하고 학업에 노력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문명은 글과 말로 돼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식을 확장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말하기 능력은 강화됐지만, 읽고 쓰기가 부족해졌다고 본다. 이는 다시 기초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민·관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