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일대에서 열리는 '제104회 전국체전'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경기도 종목단체들이 경기 외적인 이유로 고민이 많다. 선수별로 특성을 분석해 경기 전략을 짜도 모자랄 시간인데, '숙박비를 줄일지, 식비를 줄일지' 계산기만 한참 두들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여름 성수기에나 있을 법한 '바가지 요금'이 올해도 체전을 앞두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평상시 1박에 6만원에서 7만원가량 하던 숙박비가 체전을 앞두고서 2배가 뛰는 건 기본, 하루에 최대 20만원을 받는 곳도 부지기수다.
평상시 6~7만원서 2배 이상 뛰어
연박에도 "짐 빼라" 웃돈 요구도
심지어 해당 지역에 머무는 기간만큼 방을 예약하고 숙박비까지 완납했는데도 "낮에는 모텔 대실을 해줘야 하니, 아침에 나갈 때 운동장비와 개인 짐을 빼달라"고 요구하는 황당한 '갑질 행태'를 일삼는 업체도 등장했다.
짐을 빼지 않고 체전 내내 숙소를 사용하려면 원래 숙박비에서 10~20%가량의 돈을 더 내야 한다. 값이 터무니없이 비싼데도 선수와 감독들이 시합을 치러야 하니, 종목단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건넨다.
"지역 숙박협회가 금액하한 정해"
道체육회 지원금 모자라 추가비용
물론 경기도체육회에서도 체전에 참여하는 선수단에게 금액(이번 체전 기준 1인당 1일 7만원)을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금액 전부를 숙소 예약에 쓸 수 있는 '숙박비'가 아닌 식비를 포함한 '숙식비'에 해당한다. 7만원을 온전히 방을 구하는 데 쓸 수 없는 상황이기에, 그동안 각 종목단체들은 협회 차원에서 비용을 추가로 마련해 숙박 예약을 해왔다.
도내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울산 전국체전 때는 8만원이던 방을 20만원을 달라고 한 곳도 있었다. 당시 지역 숙박협회에서 금액 하한을 정해두고 그 이하로는 방을 내주지 말라고 했었다"며 "숙박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체전이 열리는 지역에서 20㎞ 떨어진 곳에 방을 구한 적도 있다. 매해 반복되는 문제인데도 개선이 안 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목단체 관계자도 "협회에서 비용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크다. 이번 체전 숙소도 이제 막 예약해야 할 시기인데 얼마나 비싸게 부를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대회기간 '울며 겨자먹기' 체크인… 지자체-업계, 가이드라인 내놔야)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