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이 지난 20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 인천항 갑문,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동시 개최한 '제26회 바다그리기대회'는 지난 3년 동안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최근 종식된 이후 첫 대회다.

지난해 대회 때만 해도 학생과 부모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는 온 가족이 마스크를 벗고 화창한 날씨 속 곧 다가올 여름의 싱그러움을 즐겼다. 이날 1만5천여명이 바다그리기대회 행사장을 찾았다.

평상시 텐트 설치가 금지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은 이번 대회에서 특별히 참가자들이 텐트를 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다. 케이슨24부터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쪽까지 이어진 약 700m 길이의 솔찬공원 전체가 캠핑장으로 변했다. 대회에 참가한 가족들은 나무 밑 그늘에 텐트를 치거나 공원 정자 밑 공간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기도 했다.

솔찬공원 대회장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아들과 함께 여유를 즐기던 안수영(50)씨는 "이토록 좋은 날씨에 소풍 나온 기분"이라며 "원래 솔찬공원은 텐트 설치가 금지됐다고 들었는데, 오늘처럼 특별히 허용하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 이창수(인천관교초6)군은 대회 시작 1시간 만에 그림을 완성하고 뛰놀았다. 


인천항 갑문 4년만에 보안구역 개방
텐트 금지 솔찬공원 특별히 허용


인천항 갑문에서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바다그리기대회가 다시 열렸다. 갑문은 보안구역 특성상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날 대회를 맞아 개방되면서 갑문을 구경하고자 참가를 신청한 학생과 가족도 많았다.

어머니, 두 동생과 함께 참가한 이서율(국립전통예술고1)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갑문에서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에 동생들과 함께 갑문을 구경하려고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서율양의 어머니 김경화(43)씨는 "큰 아이와 커다란 선박을 보며 즐거웠던 기억에 둘째와 막내를 데리고 나들이 삼아 왔다"고 했다.

월미도 문화의 거리 대회장도 가족 단위 참가자로 붐볐다. 가족들은 월미도 곳곳에 텐트를 펼치고, 준비한 도시락이나 김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월미도에선 동심의 눈으로 바다 풍경을 그린 작품이 많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바닷속 생물들을 그려보기도 하고, 노을 진 바다에서 가족과 함께 걷는 그림을 그린 참가자도 있었다. 김태희(인천학산초3)양은 "바다를 생각하면 고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고래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늘을 나는 고래를 그렸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토록 좋은 날 소풍" 가족 여유
비눗방울·술래잡기 놀이 추억쌓기


어느 정도 그림 그리기가 끝난 행사장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친구들과 비눗방울 놀이나 술래잡기를 하며 마음껏 뛰었다. 신선한 바람을 맞아가며 동생과 배드민턴을 하던 임초연(인천담방초2)양은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동생이 심심할 것 같아 함께 놀려고 배드민턴 라켓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취재팀


■ 취재팀= 박경호 차장, 한달수·변민철·이수진 기자, 사진부 김용국 부장, 조재현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