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 80대 장애여성 집에 10년간 기생
피해자 여성 갈비뼈 3대 골절…상습 폭력 의심
집수리와 가사를 도와주는 등 계획된 접근
'조카'로 허위 전입신고, 주민들 친인척 관계로 알아


양평에서 60대 남성이 80대 여성 홀몸어르신에게 접근해 10년간 기생하고 상해까지 입힌 '현실판 기생충 사건'은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평경찰서는 10여 년 전 장애가 있는 80대 여성 홀몸노인 집에 들어가 무전 취식하면서 '내 집에서 나가라'는 노인을 폭행, 상해를 입힌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3월경 양평군 지평면 일원의 주택에서 80대 피해자 B씨가 경찰에 직접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후 조사에서 피의자 남성 A씨와 피해자 B씨가 사실혼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고, '가슴이 아프고 숨쉬기 힘들다'는 B씨의 진술에 따라 병원진료 결과 갈비뼈 3개가 부러져있는 상태를 확인했다. 경찰은 해당 폭력에 대해 수년간 지속된 상습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자 B씨는 치매 증상과 청각적 장애를 갖고 있다. 이에 A씨는 10여 년 전 B씨에게 접근해 돌봐줄 가족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집수리와 집안일 등을 도와주며 호감을 사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2016년 B씨 집에 '조카'로 허위 전입신고를 했으며 마을 사람들은 이들을 동거인 또는 친인척 관계로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의 수법이 악랄하다고 보고 추가적인 범죄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80대 피해자가 진술 당시 '무섭다. 내 집을 팔아서 요양원에 보내달라'는 말을 반복했다"며 "최초 신고할 때도 폭력을 참지 못하고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진술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당하게 될 폭력을 두려워해 현재는 분리 조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