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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투쟁하고 있는 단식 농성장을 찾아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3.5.24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안성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열흘째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농성장을 찾아 대화를 시도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재확인한 채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이관실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췌장 염증 증세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제주도에서 예정된 의정연수와 지역 의정활동 등의 일정을 취소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단식 중단과 의회 복귀' 설득을 위해 24일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안정렬 의장은 "장기간 단식으로 인해 민주당 의원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됨은 물론 회복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게 되면 다음 달 열리는 정례회에도 지장이 있지 않겠느냐"며 "민생을 위해서라도 일단 단식을 풀고 건강을 챙긴 뒤 의회에 복귀해 이견을 좁혀 보자"고 설득했다.

이어 최호섭·정천식·이중섭 의원들도 "얼마 전 양당 의원들이 협의를 통해 도출해 낸 여·야·정협의체 구성 등을 토대로 의회를 정상화시키자"고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 황윤희 의원은 "건강을 걱정해주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은 고마우나 오늘 오전 성명서를 통해 의회 파행이 마치 민주당 의원들의 책임인양 몰아가더니 오후에는 이렇게 찾아와 대화를 시도하는 상황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며 "그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발언권은 물론 계수조정 등 정당한 의정활동도 보장해주지 않았던 전례가 있어 이를 문서로 보장해주기 전엔 농성을 풀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시의회의 극심한 여·야 대립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의회 정상화를 위해 대화를 지속해 나갈 의지를 비쳤고, 민주당 의원들 또한 동료의원들과 논의한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혀 합의점 도출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민주당 이관실·최승혁·황윤희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행부가 올린 조례안 등을 무더기 부결하자 지난 15일부터 시청 정문 앞에서 천막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