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품된 시와 수필에는 유난히 '가족'에 관한 내용이 많았는데요, 코로나19로 의도치 않게 세상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 오히려 평범한 일상과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1번째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은 무심히 지나친 사람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감사의 마음이 진실하고도 문학적으로 표현된 글들에 주목했습니다.
손지유(송원초, 6학년), 박채아(논곡초, 2학년), 한지원(만월초, 6학년) 학생의 작품에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있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코로나19로 빼앗겼던 일상도 다시 회복되듯이, 지금은 곁에 없는 가족들도 추억으로, 그리움으로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이 밝게 그려진 작품들이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이서은(부흥초, 1학년), 구윤호(성지초, 1학년), 모은유(운서초, 4학년), 김예루(경인교대부설초, 4학년) 학생의 작품들에 두드러진 참신한 발상과 재미난 표현에는 심사위원들이 모두 감탄했습니다.
이다현(굴포초, 6학년), 윤소율(관교초, 5학년) 학생의 글에는 개인적인 경험 또는 사회적인 문제를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매우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대회 응모작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류하은(서화초, 5학년) 학생의 시 '나의 공원'과 태윤지(초은초, 4학년) 학생의 산문 '조금 불편하면 어때'였습니다. 류하은 학생의 시는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며 진정한 기쁨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태윤지 학생의 산문은 인간과 지구의 공존이 가능한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불편함이 오히려 즐거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이 두 학생이 모두 사소해 보이는 일들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깊이 성찰하고 이를 정확히 표현한 데에 주목했습니다.
아쉽게도 참가한 모든 분들이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인천대공원 문화마당에서 글을 쓰며 오랜만에 봄의 기운을 만끽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리라 믿습니다. 작년 이맘때, 2023년에는 모두 함께 어울려 '푸른 인천 글쓰기대회'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는데 정말로 그 바람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의 일상과 자연이 더 나은 모습으로 회복되었으면 하는 올해의 바람도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오랜만에 야외에서 진행된 행사에 함께해주신 많은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께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