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만나 용인의 주요 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내년도 정부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2023.5.24 /용인시 제공
최상대 기재부 차관과 10개월만 두 번째 회동 에코타운 조성 등 내년도 사업예산 반영 요청 국지도 82호선 확장 정부 지원 필요성도 언급 취임 전 대통령실부터 중앙부처 잇따라 방문 "설득은 내가 한다... 문제 방치 말라" 메시지
이상일 용인시장이 관내 주요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중앙부처 고위공직자를 만나 발 빠르게 내년도 예산 확보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묵은 난제의 해결과 지원 요청을 위해서라면 일단 찾아가고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이 시장 특유의 '발품 행정'이 용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시장은 지난 24일 서울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회동했다. 취임 2주만인 지난해 7월 한 차례 방문한 이후 두 번째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용인 에코타운 조성, 장평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 남사·고매·천리 처리구역 하수관로 정비, 용인 추계 처리구역 하수관로 정비, 모현 처리구역 하수관로 정비, 상현 공공하수처리시설 개량사업 등 6개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내년도 국비 예산안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설계비 포함 6개 사업의 예산 규모만 378억8천만원에 달한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한 차례 만난 데 이어(사진 왼쪽), 최근에도 서울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용인시 주요 사업에 대한 내년도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용인시 제공
이 시장은 "용인시 처인구에는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 중이고 공동주택 단지도 계속해서 들어서고 있어 상·하수도와 도로 등의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며 "하수관로 정비사업은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의 수질 개선에 긴요하고, 공공하수처리시설 개량사업은 광교호수공원 수질 보전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 기재부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시 설계비를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지도 82호선(남사읍 북리~이동읍 송전리) 5.1㎞ 구간 확장 공사의 시급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시장은 "남사·이동 일대 국가산단 조성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국지도 82호선이 산단 조성에 필요한 인력·장비·물자 등을 공급하는 주요 도로망이 될 텐데, 지금도 하루 평균 교통량이 도로 용량의 2배를 초과하고 있어 확장이 시급하다"며 "현재 이곳 일대 토지보상비 증가로 도로 건설 비용이 대폭 늘어나 국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가산단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기재부의 도움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 차관은 "오늘 건의한 내용과 자료는 충실하게 검토해보겠다"며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관내 교육 현안을 언급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용인시 제공
이 시장의 발품 행보는 취임 전부터 시작됐다. 반도체 인프라 조성에 관한 지원 요청을 위해 당선인 신분으로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취임 이튿날엔 신상진 성남시장과 안철수 국회의원을 만나 10년 묵은 난제인 고기교 확장 문제를 매듭지었다. 이후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등을 만나 반도체 고교 설립과 기흥역세권 중학교 신설 등 관내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고, 실제 소규모 학교 신설 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면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앞서 중앙동 일대 도시재생사업 대상지 선정의 이면에도 이 시장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만나 준비 상황을 설명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가 지하철 3호선 연장을 위한 서울시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용인시 공직자들이 "이제는 중앙부처에 협조를 요청할 일이 생기면 자연스레 시장님께 부탁하곤 하는데, 사실 시장님의 인맥이나 적극성이 아니었다면 대다수의 사업들이 추진조차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10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관내 주요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용인시 제공
이 시장은 "취임 당시부터 공직자들에게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일은 직접 할 테니 대신 문제를 쌓아두지 말고 하나씩 방법을 찾아가는 데 힘써달라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며 "앞으로도 용인의 큰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