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군단'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가 한국시리즈우승에 대한 후유증으로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며 6명의 개인 타이틀 홀더를 배출했던 현대는 선수들의 기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지만 모기업 현대전자의 경영난으로 운영자금마저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국내 최고액 연봉을 받았던 정민태(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일본으로 이적시켰으며 억대 몸값이었던 정명원은 은퇴했고 조규제는 SK로 각각 트레이드했으나 선수단 연봉 총액의 대폭적인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상태다.
 김용휘 단장은 “고액 선수들이 빠져나갔지만 지난해 팀 성적을 감안할때 올 전체 연봉은 30%가량 인상된 3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의 이같은 방침속에 지난달 27일부터 미국 플로리다 브레든턴 전지훈련 캠프에서 연봉 협상에 돌입한 전성길 운영부장은 20여명의 선수와 재계약을 성사시켰으나 주전들과의 협상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지난시즌 이승엽과 임창용 등 억대선수 7명이던 삼성에 이어 6명의 억대 몸값으로 두번째로 많은 고액 선수를 보유했던 현대는 정민태와 정명원 등이 빠져나갔지만 고액 선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박경완과 박재홍, 전준호 등 기존의 억대 선수뿐 아니라 2000시즌 타격왕 박종호와 마무리 위재영, 홀드 1위 조웅천은 처음 억대 진입을 사실상 보장받았고 다승1위 김수경과 중심타자 심재학, 이숭용 등도 억대 몸값을 노리고 있다.
 저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등공신이라고 자부하는 주전들과 한바탕 '연봉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대는 인상률을 놓고도 힘겨운 신경전을 펼쳐야 한다.
 홈런왕과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경완은 지난해 연봉 1억1천500만원에서 100% 인상된 2억대를 요구중이고 1억3천만원을 받았던 간판타자 박재홍은 그동안의 공헌도를 들먹이며 박경완에게 뒤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주전들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많이 주고 싶은 생각이야 굴뚝같지만 예년과 달리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현대는 연봉계약 완료일인 10일 이후 주전 선수 상당수가 연봉조정 신청대상자에 올라 전지훈련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鄭良壽기자·ch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