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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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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가슴 안고 간다
보고 싶었다는 말 한입 물고
붉어지는 섬으로

두 사람의 발소리와
웃음이 포개어 앉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파도에 뒤채이던 섬에
피를 문 동백이 꽃으로 내려앉고

뚝뚝 꿈에 본 얼굴을 떨군다

그날의 모습이 또렷하여
꽃인 그대로 섬을 물들이는
송이 꽃에 마음이 또 개어져
여러 번 넘어져도 좋겠다

동박새가 울음을 물어 나르고
뚝뚝 꿈에 본 얼굴을 떨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