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원 성추행 혐의로 여론의 지탄을 받아 온 박성호 부천시의원(6월1일자 8면 보도=성추행혐의 박성호 부천시의원, 역사상 첫 제명되나)이 결국 의원직을 내려놓게 됐다.
박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부천시 마선거구는 내년 4월 총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통해 새 주인을 맞을 전망이다.
부천시의회는 1일 제268회 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박성호 의원의 사직의 건'에 대한 무기명 표결 결과, 재석의원 26명 중 찬성 24표 무효 2표로 가결 처리했다.
최성운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시민과 피해를 본 동료 의원, 사무국 직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수습하겠다.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실시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천 마선거구 내년 4월 보선 확정
민주당 무공천 가능성 '핵심 변수'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의회사무국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9∼10일 전남 순천 등에서 열린 합동 의정연수 만찬 자리에서 국민의힘 소속 여성의원 2명에게 부적절한 언행과 신체 접촉을 해 지역사회의 비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시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를 통한 박 의원의 징계 절차를 밟지 않게 됐다. 박 의원 사퇴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서 그의 지역구인 부천시 마선거구는 내년 4월 보궐선거가 확정됐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가는 불과 10개월 남짓한 보궐선거의 표심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상대적으로 시의원 선출에 대한 주목도가 약할 수밖에 없는 데다, 정당을 향한 이른바 '줄 투표'가 예상돼 인물론이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비위 이전까지 박 의원이 몸담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의 무공천 가능성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가 박 의원의 실책을 부각하는 표심몰이를 통해 비교적 손쉽게 지역구 탈환에 성공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도내 정치권 인사는 "박 의원 사례는 민감한 성 비위 사건이라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후보를 낼 수는 있겠지만 그리되면 오히려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당을 탈당한 부천시의원이 사퇴한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와 관련한 내년 보궐선거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어, 중앙당 방침에 따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