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의 향기 그윽한 섬 아닌 섬 거제도'.
올 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농심은 어느새 봄이 온듯 들떠있다.
봄내음이 가득한 남녘의 보리밭, 아니 논위에 자라고 있는 보리들은 어느새 누런 자태를 뽐내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 섬가운데 두번째로 큰 섬 거제도. 다가오고 있는 봄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중 하나다.
1971년 4월 거제대교의 연결로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거제도는 모래밭, 몽돌해수욕장, 동백 숲과 소나무 숲, 기암괴석해안 등 섬이 갖출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을 다 안고 있는 곳이다.
노송과 동백 숲, 흰 모래, 검은 몽돌들이 어우러지면서 철따라 해당화와 동백꽃을 번갈아 피워내는 거제의 바닷가, 팔색조를 품고 있는 거제의 아열대 숲 등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보듬어주는 포근한 둥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거제의 으뜸볼거리는 이른바 '거제 해금강'이다. 섬의 맨 남쪽 '갈곶'과 그 앞 작은 돌섬인 '갈도'일대에 펼쳐지는 기암괴석들의 모임터인 이곳은 본이름이 갈곶도인데 금강산자락이 바다에 잠기면서 이루어진 해금강을 닮았다하여 제2의 해금강으로 불리기도 한다.
섬안에서 가장 높은 노자산 끝봉우리가 바다로 이어져 떠있는 듯한 이곳에는 사자암, 십자동굴, 부처굴 등으로 불리는 해식애와 해안동굴들도 절경을 자랑한다.
이곳 해안절벽 위쪽은 짙은 아열대 상록수 숲으로 뒤덮여 있는데 그 속에 동백나무, 구실잣밤나무, 풍란, 석란 등 난대성 식물들이 몸을 섞고 보는이를 즐겁게 한다.
해금강에서 지심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동부면 학동 마을에는 모래밭 대신 둥글둥글한 몽돌들이 넓고 끝없이 널려 있는 몽돌밭해수욕장이 있다. 1.5㎞에 이르는 해안을 가득 채운 몽돌과 그 둘레를 감싸고 있는 소나무 숲, 그리고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는 색깔이 눈을 편안하게 해준다.
부산 서부터미널, 마산·충무 등에서 장승포로 가는 직행버스가 각각 30분, 20분, 15분 간격으로 있다. 장승포에서 해금강에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구조리해수욕장과 학동마을을 거쳐 해금강에 이르고 부산~장승포간 배편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구조라 해수욕장, 학동마을, 해금강 등지에 여관·민박시설이 많다.
/鄭良壽기자·chys@kyeongin.com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거제도
입력 2001-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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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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