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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테이지 포스터 /경기아트센터 제공
■경기도극단 원 스테이지 '죽음의 배'와 '갈매기'

경기도극단의 올해 레퍼토리 시즌 두 번째 공연인 원 스테이지(one stage)가 오는 29일부터 7월 9일까지 경기 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경기도극단의 색다른 시도가 될 원 스테이지는 같은 무대에서 '죽음의 배'와 '갈매기' 두 개의 작품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죽음의 배'는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버림받은 무국적 선원의 삶을 그린 고전 영화를 각색했다. 이 작품은 뛰어난 공간 연출을 선보이며 서울연극제 대상과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 연출상을 수상한 임지민 연출이 함께한다. 평생을 무대 위에서 살아온 한 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극 '갈매기'는 한태숙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이 작·연출을 맡았다. 한 감독은 40여 년간 인간을 집요하게 파헤친 묵직한 연극을 통해 섬세하고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현해 왔다. '갈매기'의 주인공으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배우 김성녀가 출연한다.

이번 원 스테이지는 연극계 거장과 젊은 연출가의 작품을 한 회에 모두 감상하는 만큼 인간의 내면을 한층 더 깊고 감각적인 무대로 표현한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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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TH 포스터/ 우란문화재단 제공

■삶의 여정에 대한 한 편의 서사시 'BIRTH'

2019년 '네이처 오브 포겟팅'의 첫 내한무대로 국내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한 영국의 피지컬 시어터 극단 '시어터 리(Theatre Re)'가 신작 무대 'BIRTH'로 한국을 찾는다.

'BIRTH'는 대형 테이블과 의자, 천만을 활용한 미니멀한 무대,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로 만들어 내는 라이브 음악, 섬세한 신체의 움직임으로 한 집안의 세 명의 여성(할머니-어머니-딸)을 중심으로 스스로를 수용하고 희망과 용기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은 임신 8개월 차인 에밀리가 우연히 할머니의 일기를 보며 가족의 역사를 깊이 알아가게 되고, 그녀 가족 대대로 내려온 신념과 말할 수 없었던 슬픔, 비극들을 알아가며 '유산'이라는 연약하고 섬세한 주제를 능숙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 시어터 리의 예술감독이자 연출인 기욤 피지는 "개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인생과 우리 부모·조부모의 삶 사이의 유사점들을 발견했다"며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가족의 삶 가운데 중요한 부분뿐만 아니라, 당시에 큰 의미가 있었고 우리가 누군지 정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소한 순간도 살펴봤다"고 소개했다. 'BIRTH'는 7월 4일부터 9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된다.

한편 2019년 내한공연과 2022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네이처 오브 포겟팅'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내한공연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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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포스터 /국립정동극장 제공

■평범한 퀴어 가족의 일상…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국립정동극장의 2023 시즌 '창작 ing' 다섯 번째 작품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가 7월 무대에 오른다. 연극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는 2007년부터 2099년까지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에서 퀴어로 살아가는 두 여성의 삶의 궤적을 좇는 작품이다. 2000년에 태어난 재은과 윤경이 처음 만난 2007년에서 시작해 단짝 친구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가족으로 살아가며 긴 시간을 통과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미래와 현재, 과거를 넘나들며 삶의 단면을 다채롭게 포착한 연극은 여성 퀴어 커플의 일상적인 면모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현실, 평범한 레즈비언 연인의 모습 등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또 현실적이면서 감각적인 작품의 대사가 매력을 높이며, 보아와 엄정화 등 여성 가수들의 음악을 통해 시대상을 드러내며 신선한 재미를 더한다. 도은 작가는 "익숙한 일상의 감각을 공유하면서도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들의 특별함을 찾으려 했다"며 "100년에 가까운 시간을 지나쳐 오는데 그 시간을 관객들이 무대 위 인물들과 함께 통과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는 7월 6일부터 21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