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레미콘 수급 파동 여파가 교육현장을 흔들고 있다. 최근 학교 신설공사장에 레미콘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공정이 지연되고 있는데, 과밀학급에 시달려온 김포지역 신설 초·중·고의 개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교육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수급 불안정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광주 아이파크 건설현장 붕괴사고 이후 콘크리트 강도 기준이 상향된 데다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시멘트 재고가 부족했다. 레미콘은 시멘트에 모래·자갈·골재 등을 섞어 제작한다.
이뿐 아니라 시멘트 생산업체마다 '2050 탄소중립'에 맞추기 위한 설비 전환공사가 진행되고, 겨울철 공사 휴식기 직후 레미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수급 불안정의 원인이 됐다.
유탄은 엉뚱하게 교육현장으로 튀었다. 그나마 유통되는 레미콘은 시장논리에 따라 주로 아파트 공사장 등지로 빠지고 관급계약을 맺은 학교 신설 공사장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특히 올해 3~4월 극심한 레미콘 부족사태를 겪으면서 학교 공사 기간이 고스란히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 기준 상향·파업 등 재고 부족
아파트에 밀리며 공사 지지부진
학부모들, 원거리 통학 등 '근심'
김포에 신설 중인 학교는 운양동 소재 운양1초중 통합학교와 장기동 소재 운일고등학교로 둘 다 내년 3월 신학기에 개교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기준 공정률은 운양1초중 13%(이하 목표치·26.1%), 운일고 12.8%(18.9)에 머물고 있다.
현재 김포 관내 업체에서 학교 신설 공사장에 공급할 수 있는 레미콘 양은 하루 최대 300~400㎥. 이는 1회 타설에 필요한 500㎥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인데 관외 업체에서 레미콘을 공급받는 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부족현상은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여서 업체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가격을 더 책정해주는 곳으로 공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지원청 담당자는 "최소 2~3주의 여유를 두고 레미콘 납품을 요청하고 있으나 시멘트 입고량이 불안정해 납품시기와 생산량을 장담할 수 없다"며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는 지금 시기에 속도를 내야 함에도 골조공사 등이 지연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학부모들의 근심도 깊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장기동의 한 주민은 "고등학교는 아이가 한창 예민할 때이기도 하고, 한 번 입학하면 성적관리 때문에라도 뒤늦게 학교를 옮기기가 쉽지 않다"며 "내년에 개교가 안 되면 입시에 불리하게 원거리 통학을 하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레미콘 수급 파동에 휘청이는 김포 교육현장·(下)] 예외없는 '고질적 문제'… 해법은)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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