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지난 3월 20일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행복지수는 OECD 38개국 중 35위다.

현대인의 만성적인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농촌 자원을 활용해 건강회복과 증진을 추구하는 치유농업이 의료·교육·사회문제 등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사회복지기관 및 의료기관과 협력해 대상자별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올해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의료 임상에 착수하는 등 치유농업 복지화에 앞장서고 있다.

의료·복지·교육 아우르는 치유농업
사회문제 해결책으로 부상

떠오르는 신생직업'치유농업사'
농업 신성장 동력 육성

지자체 최초 의료 임상 착수
치매·우울환자 녹색 처방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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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관내 국립암센터 내 조성된 치유정원. /고양시 제공
대상자별 맞춤형 치유프로그램 운영하는 고양농업기술센터
이곳에서는 복지제도 연계해 사회적 약자를 지원한다.

스트레스와 우울·불안 등을 완화해주는 치유농업은 복지제도와 연계한 사회적 약자 지원책으로서 그 역할을 확대해가고 있다.

고양시는 암환자, 알콜 중독환자, 장애인, 학생, 복지시설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일산서구 대화농업체험공원에서는 지난 4월부터 텃밭을 활용해 국립암센터 암환우와 가족들에게 텃밭 가드닝과 원예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카프이용센터에서는 알콜 중독환자 대상 원예치유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5월 3일부터는 같이해 고양시 주간활동 방과후활동센터와 함께 발달장애인 대상 치유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고, 4일부터는 아.루다 사회적협동조합과 장애인 근로청년 대상 치유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치매안심센터, 주간보호시설 등 복지시설 입소자들에게는 관내 치유농장과 연계해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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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서구 대화농업체험공원 내 텃밭. /고양시 제공

경쟁·갈등·폭력 등에 노출될 수 있는 학생들에게는 학교 치유텃밭 조성과 운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과 이영애과장은 "지난해 시는 2020년 농업기술센터 시범사업으로 추진했던 '저소득 홀몸 어르신 반려식물 보급 및 원예치료 방문사업'의 치유효과를 확인해 노인맞춤돌봄사업에 특색사업으로 확대 적용해 왔다"며 "올해도 다양한 유관기관과 연계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해 치유농업을 통한 새로운 복지책 마련에 힘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신생직업 '치유농업사'
고양시는 치유농업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3월 치유농업법 시행에 따라 같은해 11월 치유농업사 국가자격증 시험이 첫 시행되면서 치유농업사가 직업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고양시는 치유농장 육성과 치유농업 전문인력 양성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시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 치유농장을 육성했다. 일산동구에 위치한'뜰안에 힐링팜'은 고양시 1호 치유농장이다. 뜰안에 농장은 2021년에는'보건복지부-농촌진흥청 협력과제 시범 지정 치유농장'으로 선정돼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한 치매환자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기도 했다.

시는 2021년 농협대, 중부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치유농업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시는 전국 11개 치유농업사 양성기관(2021년 기준) 중 하나로 선정된 농협대와 협력해 지난해까지 80명의 치유농업사 교육생을 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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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는 해븐리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치매환자 대상 치유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양성과정을 이수한 교육생들은 치유농업사 시험에 응시해 자격증 취득 후 치유농장 및 관련기관에서 일하게 된다.

치유농업법에서 농촌진흥기관이 치유농업교육ㆍ서비스 제공시 치유농업사 의무배치를 규정함에 따라 치유농업 일자리 창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는 치유농업사와 치유농장주 역량강화를 위해 벤처농업대학 교육에 '치유농업 전문가반'을 신설했다.

이곳에서는 △치유농장 디자인 및 설계 △치유 프로그램 개발 △치유농장 운영 사례 등을 교육한다.

고양시민 30명을 대상으로 10월 18일까지 총 24회 진행될 예정이다.
지자체 최초 의료기관 협력체계 마련…의료 효과 인증해 올해 임상 착수
고양시는 의료기관과 협력해 치유프로그램 효과성을 검증하고 객관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는 일산동구에 위치한 뇌신경계 전문병원 해븐리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치매환자 대상 치유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원예치료군과 대조군을 설정해 사전사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원예치료군의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시공간적 지각 및 구성능력이 향상됐다. 특히 기억력·전두엽 집행기능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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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가 뇌신경계 전문병원 해븐리병원과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맺고 치매환자 대상 치유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국립암센터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암센터 내에 가와지1호를 활용한 생태논과 수생연못, 상자텃밭 등 치유정원을 조성해 2021년부터 암환자 대상 원예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 프로그램 진행 결과 참여자들은 삶의 질이 28.64% 상승하고 건강상태가 34.35% 상승했다고 답했다.

암환자 대상 원예치유 프로그램은 지난해 치유농업 분야 최초로 의생명연구심의위원회(IRB)를 통과했다.

시는 올해 본격적으로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원예치유 프로그램이 암생존자의 건강상태, 정신적 증상 및 자아통합감에 미치는 효과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치유농업이 의료계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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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기관 연계 원예치유프로그램(정신건강복지센터). /고양시 제공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의료, 복지,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치유농업은 융·복합이 핵심인 4차 산업에서 우리 농업이 나아갈 방향"이라며 "의료기관 인프라가 탄탄하고 도·농 복합 도시인 고양시의 특성을 살려 치유농업 효과를 실증해 전국적인 치유농업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