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두 남양주 자율관리어업공동체 위원장1
아이돌 그룹 '세븐틴' 멤버 호시의 아버지이자 남양주 화도 내수면 자율관리어업공동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혁두씨. 2023.6.21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

"남양주에도 어부들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도농복합도시에서 100만 인구를 내다보며 수도권 거점도시로 무게추를 옮겨가고 있는 남양주시에 소수의 어부들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북한강 일대에서 '어촌계 살리기'와 '수질 정화'를 숙명으로 삼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권혁두(58) 남양주 화도 내수면 자율관리어업공동체(화도 어촌계) 위원장의 이야기다.

남양주 어부의 역사는 50여 년을 넘기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 활성화하기 시작했고 2012년 자율공동체 허가를 받아 배턴을 이어받고 있다. 현재는 화도 어촌계 소속 20여 명이 허가권자로 등록된 가운데 고령화와 어류 멸종화, 조류 습격 등 환경 변화로 인해 활동 어부는 10명 내외로 줄어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권 위원장은 "환경은 계속 바뀌는데 그물망, 기름값 등 소모 요소가 많아 어부들이 식당 보조업무나 일용직으로 직업을 전환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북한강 일대가 수질보전 특별대책 지역임에도 불법 낚시와 캠핑, 쓰레기 배출 행위가 지속돼 더욱 힘들게 만든다"고 호소했다.

이에 그는 수년 전부터 현수막을 자체 제작해 수질보호 캠페인에 나서는 한편, 매달 3~4회에 걸쳐 민관군 합동 수질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위기의 어업을 알리고 귀어인 유치,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위해 귀어학교를 개설, 다양한 실습과 체험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활동 어부 10명내외 소멸위기 직면
매달 3~4회 민관군 합동 수질 정화
장학금 등 아들과 사회 환원 '활발'


권 위원장은 지역에서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정겨운 인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이는 '다 같이 잘 살자'는 그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과거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재직했던 그는 사업 실패로 단칸방에 거주하며 폐지를 줍고 막노동을 전전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수의 꿈을 키운 아들을 7년간 뒷바라지하는 지극한 부성애를 보이기도 했다.

안정된 삶을 되찾은 그는 아이돌 그룹 '세븐틴' 멤버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아들 호시(본명 권순영)와 함께 장학금 지급, 도서관 후원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환원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 호시는 남양주시 아너 소사이어티 6호로 가입됐다.

권 위원장은 "70만원하던 아이들 학교 육성회비를 내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보다 아픔을 잘 알기 때문에 아들과 함께 기부하게 된 것"이라며 "나 혼자만 잘 살아도 그 또한 힘든 일이다. 다같이 살만하면 힘든 점 없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다"고 술회했다.

권 위원장은 "앞으로는 다슬기 즙, 강된장 등 어업을 통한 자체 상품을 만들고 고정 판로를 개척해 어부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