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전담 장학사로 첫발을 내디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3년간의 가평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를 마치고 오는 9월 교단으로 돌아가는 전승호 장학사는 "돌이켜보면 어려움에 부닥쳐있는 학생, 부모님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이었고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전 장학사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일을 해보겠다는 사명감으로 업무에 임했다"며 "하지만 끊이지 않는 교사와 학부모 등의 문의 및 민원전화, 심의위원회의 공정성 및 객관성 등을 문제 삼는 행정심판, 정보 공개 요청 등 학교폭력으로 발생한 감정적인 대립과 갈등은 현재도 진행형이고 풀어야 할 숙제"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 발생하는 학교폭력은 사이버 폭력, 집단 따돌림, 성폭력 등 그 양상이 매우 복잡 다양하고 심각성에 있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며 "특히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안일수록 부모 간 싸움으로 확대되다 결국에는 행정심판, 민사소송까지 이어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폭력 발생 초기 단계에 화해중재단을 투입해 원만한 갈등 조정과 화해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이해당사자 간 이해와 배려, 존중 등을 당부했다.
행정심판·민사訴 빈번 "안타깝다"
예방교육 '찾아가는 뮤지컬' 기획
작년 대비 학교장 자체 해결 증가
상황이 이렇자 전 장학사 등은 학생·학부모, 학교, 지역사회 등에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고 가평군, 가평교육지원청, 학교, 학생 등도 손을 거들었다.
관내 중·고등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창작집단 Q와 협의를 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주제로 하는 학교로 찾아가는 뮤지컬 공연이 기획돼 지난해 학생 대상 6회, 학부모 대상 1회 등 총 7회 공연이 이뤄지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전 장학사는 "뮤지컬 공연은 문화예술체험 소외지역이라는 가평의 지역적 한계도 극복하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실질적인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위해 마련됐다"며 "그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6월 말까지 관내 학교폭력 신고는 29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가운데 그 중 학교장 자체해결은 22회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학폭전문가로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안 처리, 억울한 가·피해자 발생 방지, 학교에 대한 신속한 현장지원 등에 대해 아쉬움과 후회도 있지만, 보람도 있었다"며 "3년 동안 담당하고 학교로 복귀하는 장학사들의 학폭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성이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