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의 오른손 투수 조성훈(24)이 1군 무대 첫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웠다.
조성훈은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2구를 던지며 5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한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대신해 선발 등판한 조성훈이 깜짝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준 것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전 조성훈에게 3이닝 정도만 최소 실점으로 버텨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조성훈은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최고 148㎞에 이르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이며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올 시즌 7승3패를 거두며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알칸타라(6이닝 1실점)와 선발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으며 팀의 승리에 주춧돌을 놓았다. 조성훈의 호투에 힘입어 SSG는 연장 접전 끝에 6-1로 승리했다.
2018년 SK 입단후 1군 첫 선발등판
최고 148㎞ 직구·다양한 구종 선봬
조성훈은 이날 무브먼트가 좋은 슬라이더를 적절히 활용했고,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투구를 선보이면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2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도 조성훈은 김재호를 1루 뜬공으로 처리한 후 이유찬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조성훈은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 후 그해 10월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해 3분의2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했다. 프로 데뷔 후 유일한 1군 등판 기록이다.
2019~2020년 상무에서 활약한 조성훈은 2021시즌 팀에 복귀하지만, 현재까지 1군 무대 등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2경기 연속으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1군 무대에 오르게 됐다. 조성훈의 올해 퓨처스(2군)리그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점 4.18이다. 특히 최근 선발 등판에서 2연속 5이닝을 던지면서 무실점 호투한 바 있다.
김원형 SSG 감독도 조성훈의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 결과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선발 등판 경험이 있는 백승건을 (박종훈의 대체) 선발로 고려했는데 마침 조성훈이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조성훈을 선택했다"면서 "성훈이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줬고 특히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잘 극복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성훈 또한 경기 후 인터뷰에서 "2군 경기 때보다 직구의 힘이 좋지 않아 변화구에 집중했다"면서 "포수 (김)민식 선배가 피하지 말고 정면 승부하자고 조언해 나도 리드를 믿고 던졌다. 변화구 제구는 잘 됐지만, 카운트 싸움에서 조금 부족했기에 앞으로 이를 잘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SG 선발 로테이션은 김광현, 오원석, 커크 맥카티, 로에니스 엘리아스까지 왼손 투수가 많다. 임시 선발 요원이었던 백승건도 왼손이다. 이에 오른손 투수 조성훈이 가능성을 보이면서 SSG는 새로운 옵션을 갖게 됐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