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의 한 여성사회단체가 경기도 지원사업으로 학부모 교육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섭외된 강사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성교육 전문강사가 과거 동성애를 옹호하고 퀴어(성적 소수자) 퍼레이드 참여를 독려하는 단체의 대표였다는 주장 때문이다.

22일 남양주 다산신도시총연합회(이하 다산총연)와 남양주여성회 등에 따르면 여성회는 오는 29일 남양주 다산동의 정약용도서관에서 '사춘기 우리 아이의 성(性)'을 주제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남양주여성회가 주관하고 경기도 성평등기금으로 추진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양육자 대상 '사춘기 자녀의 성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기'가 골자다. 자녀에 대한 양육자의 태도, 사춘기 성 지식을 바라보는 양육자의 관점 등 다양한 문제에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취지다.

하지만 교육프로그램에 나설 강사가 성교육 전문가 이한씨로 공개되자 '동성애와 이성애를 옹호하고 퀴어 퍼레이드도 다 함께 나가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단체의 대표'란 지적이 나오며 시끄럽다.

다산총연 내부 게시판서도 찬반 신경전…
남양주여성회 "결코 혐오로 가서는 안 돼"


다산총연 내부 게시판에는 "청소년의 성적 결정권은 존중받아야 하나 편향적인 '교육'을 통해서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 배우는 사람은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등의 반대 글과 더불어 "오히려 다양한 성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저 강사님 섭외된 거 보고 꽤 잘 찾아보고 섭외했구나 생각했다"는 등의 찬성 글이 게재되며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를 제기한 다산총연 회원 A씨는 "세금으로 지원받는 공공사업에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강사가 강연을 하는 게 맞느냐"며 "당연히 성교육이라면 그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해야 한다. 세금으로 지원받는 행사라면 주최 측에선 더 신중하고 누구나 환영받는 사업을 준비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남양주여성회 측은 "이번 교육은 아이들에게 동성애, 페미니즘 지지 등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때 '성역'으로 규정하기보다 공론화하고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코 혐오로 가서는 안 된다"며 "(퀴어 축제 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 강사는 안된다고 낙인을 찍는 건 우려스러운 일이다.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을 잘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