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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장 긴급한 화두 중 하나가 바로 '기후변화'다. 기온은 빠르게 오르고 있고 이러한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지구 상의 생물들은 저마다 위기의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한 시대를 비춘 두 권의 책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꿀벌의 예언'은 '가소성(외부자극으로 변한 물체가 자극이 없어져도 원래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 성질)'의 관점에서 생물의 진화라는 기회로 이를 살펴보기도 하고, 꿀벌을 통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미래를 바꿀 힘을 찾아보기도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지금 이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닐까.

■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소어 핸슨 지음. 조은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348쪽. 1만8천500원

'발가락 패드 진화' 아놀도마뱀 등 22종 실화 소개
유연한 적응 '가소성' 발휘 생태계 새롭게 조직 눈길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연일 치솟는 기온이 생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오늘날, 이를 기록한 '보전생물학자' 소어 핸슨의 시선은 걱정과 두려움이 아닌 호기심이었다. 실제로 수많은 자연의 동식물은 순순히 멸종의 문턱을 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고 분투하며 진화해간다.

저자는 북미의 숲과 사막, 남미의 우림, 태평양과 대서양 곳곳의 해안가, 북극의 빙해에서 동식물 연구에 매진 중인 동료 학자들을 통해 이와 관련한 놀라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은 허리케인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리와 발가락 패드가 진화한 아놀도마뱀 외에도 훔볼트오징어, 흑가문비나무 등 모두 22종의 '드라마 같은 실제 이야기'를 모았다.

생존 전문가들인 이들의 공통점은 '가소성'으로 유전자 코드에 장착된 유연한 적응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생태계 전체를 새롭게 조직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저자는 기후변화가 광범위한 스트레스면서 기회라며 있는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복잡한 생태계의 작동 방식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인간에게 대입시켜 개인의 소소한 행동과 태도가 모여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합당한 접근법'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 꿀벌의 예언┃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펴냄. 368쪽(1권)·384쪽(2권). 1만8천원

꿀벌 소멸·식량 부족한 2053년 '인류 멸종 위기'
시공간 넘나들며 과학적 상상·역사적 사유 담아


꿀벌의 예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꿀벌의 예언'이 출간됐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2053년 지구를 보고 온 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은 베르베르 특유의 과학적 상상력에 과거와 미래를 성찰하는 역사적 사유, 더욱 확장된 스케일들을 담아냈다.

르네가 다녀온 30년 뒤의 미래는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져 겨울임에도 기온이 43도가 넘었고, 전 세계 인구수는 150억 명에 달했다.

여기에 꿀벌까지 사라지면서 식량이 부족해지자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식량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까지 벌어진 상황.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는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를 찾아야 하고, 르네는 이를 위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끊임없이 오가며 거대한 모험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인류의 미래를 그리며 베르베르는 '꿀벌'을 키워드로 삼았다. 독자들은 르네를 따라가며 꿀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자연스럽게 얻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미래를 구할 힘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