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와 혁신 용인르네상스 #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 적극행정 숙원사업 해결
용인이 달라지고 있다. 남사·이동읍이 머지않아 초대형 국가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도 마침내 첫 삽을 떴다. 오랜 기간 상습 차량정체와 홍수피해를 되풀이하면서도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던 수지구 고기교 일대는 확장이란 해법을 찾았다.
처인구 중앙시장과 기흥구 G-뮤지엄파크 일원은 나란히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수백억원의 국·도비를 지원받게 됐다. 연극계 최대 행사인 '대한민국연극제'의 내년 개최지도 용인으로 확정됐다. 이 모든 게 1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용인 르네상스'를 내걸고 취임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이끌어낸 성과다.
이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직자들을 향해 적극성을 강조했다. 쌓아두고 방치하는 소극 행정은 철저히 지양하라는 게 일관된 주문이었다.
스스로는 난제 해결에 앞장을 섰다.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그는 용산 대통령실부터 찾아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에게 반도체클러스터 추진사업 협조를 당부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 장상윤 교육부 차관 등 중앙부처 고위직들과도 숱하게 접촉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취임 이튿날에는 곧바로 신상진 성남시장과 안철수 국회의원을 만나 고기교 문제를 논의했고, 반도체고교 설립과 기흥역세권 중학교 신설 등 교육 현안을 들고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수차례 머리를 맞댔다. 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과 관련해서는 수원·성남·화성시 단체장들과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가기도 했다. 문제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공직관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3호선·경강선 연장 반영 촉구… 교통망 확보에 사활
기흥플랫폼시티~원삼클러스터 반도체벨트 가시권
신문스크랩 재개하며 뭐가 부족하고 필요한지 파악
지난 23일 집무실에서 마주한 이 시장은 "해결이 어려운 문제일수록 나부터 앞장설 테니 하나씩 매듭을 풀어낼 방법을 찾자고 늘 강조하고 있는데, 고맙게도 직원들이 잘 이해해주고 뒷받침해준 덕분에 묵은 난제가 하나둘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적극성에 추진력이 더해지자 변화는 빠르게 찾아왔다. 십수 년째 제자리걸음이던 삼가2지구 진입로 문제는 최근 실마리를 찾아 역삼도시개발사업 재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변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이중규제에 묶여있던 포곡읍 일대는 정부의 규제 완화 논의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
이 밖에도 용인·수원·성남 간 차량기지 확보 실패로 좌초위기에 직면했던 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은 이 시장이 플랜B를 꺼내들고 속도를 높이자 화성시가 가세하며 불씨가 살아났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누락돼 추진 동력을 잃은 경강선 연장사업도 이 시장이 내놓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조기수립론에 힘이 실리며 청신호가 켜졌다.
이 같은 이 시장의 행보는 '시민을 대변하는 행정'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열린 국토부 장관과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간 간담회에서도 그는 3호선과 경강선 연장사업을 정부 계획에 반영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시장은 "용인의 미래가 걸린 국가첨단산단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교통망 확보도 시급하다"며 "3호선과 경강선 연장은 물론 공약사항인 반도체고속도로 건설과 국지도 57·82호선 확장 등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 완성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취임 첫 결재로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 전략'에 서명한 이 시장은 지난 1년간 반도체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민선 8기 첫 조직개편에서도 반도체산업을 총괄하는 신성장전략국을 신설하고, 기존 미래산업추진단을 포함해 무려 39명의 인력을 반도체 분야에 투입하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
기초지자체에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과(11명), 경기도 반도체산업과(16명)보다 2~3배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것을 두고 비판하던 목소리도 지금은 대부분 사그라졌다.
기흥 플랫폼시티에서 원삼 반도체클러스터로 이어지는 'ㄴ'자형 반도체벨트 형성이 가시권에 접어들고, 여기에 시스템반도체 국가첨단산단까지 더해져 이 시장이 주력하던 반도체 생태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란 수식어는 용인의 도시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시장은 관내 다양한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늘 행사의 취지와 상황에 맞는 발언을 준비한다. 격식은 따지지 않는다. 손수 신문기사를 스크랩하면서 정치·경제·역사·문화 등 온갖 분야의 정보를 수집하고 흐름을 파악한다.
인터뷰 말미 그는 자신의 스크랩북을 보여주며 "한동안 못했다가 시장이 된 후에 스크랩을 다시 시작했고 짬을 내서 독서도 꾸준히 한다. 그래야 용인에 뭐가 부족한지, 뭐가 필요한지, 무엇을 접목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행사장 인사말 하나도 형식적으로 흘려넘기지 않고 시민의 관점에서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 이것이 110만 인구의 용인특례시를 새롭게 창조하고 있는 이상일의 리더십이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