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처럼 1년 만에 돌아왔다. 최초의 뱀파이어 소설인 '뱀파이어 테일'의 저작권 논쟁을 재해석한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이하 '더 테일')는 지난해 창작 초연극임에도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올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특히 초연 배우들과 창작진이 모두 돌아온 이번 작품에 대해 김민정 연출은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하며 "팀이 흩어지지 않고 다시 뭉쳐서 기쁘다"고 했다.

초연과 비교했을 때 조명·넘버 변화
작품 특유의 매력적인 분위기는 여전
'더 테일'은 1819년 4월 1일 영국 런던에서 '뱀파이어 테일'이 미스터리한 경로로 발간되며 시작된다. 19세기 영국의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이자 이 소설의 저자 '존 윌리엄 폴리도리' 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우절 하룻밤 사이 소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사람의 섬세하고도 다양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재연 무대로 만난 '더 테일'은 역시나 '아름다운 미장센' 그 자체였다. 초연과 비교했을 때 조명과 넘버에 준 변화들이 비교적 크게 와 닿는 부분들도 있었으나, 직관적으로 보이고 들리는 작품 특유의 매력적인 분위기는 여전했다. 무엇보다 초연을 거쳐 재연 무대에 선 배우들의 캐릭터가 더욱 단단해졌음이 느껴졌다. 디테일을 더해온 부분도 있겠지만, 인물에게 투영하는 감정과 표현들이 한층 더 여유 있고 능숙했다.
배우들과 구도 탐색하는 시간 많았다"
김 연출은 재연을 준비하며 "초연부터 배우의 독자적 해석을 열어 놓았기 때문에 재연에는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을 가지고 연습에 임했다"며 '자유의지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연과 마찬가지로 재연도 장면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후 배우들의 인물 해석을 듣고 느끼고 질문했다"며 "'더 테일'은 세밀한 몸의 언어가 중요하기에 안무가, 배우들과 함께 몸짓과 구도에 대해 탐색하는 시간도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출로서 기본해석은 무대 바닥의 물성, 밤과 낮을 나눈 빛과 천둥소리, 각색 문장과 에필로그에도 녹아 있다"고 말했다.

해석 여지가 많아 '어렵다' 평가 있지만
"시각적 변주 많아 감각 자체로 감상해도"
8월 27일까지 서경대 공연예술센터서
김 연출의 말처럼 작품은 배우들의 대사와 몸짓뿐 아니라 무대 곳곳에 녹아있는 장치들도 그 궤를 함께한다. 무대가 그대로 비치며 일렁이는 듯한 검은 바닥과 어느 순간마다 들려오는 천둥소리, 존의 다락방에 있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은 물론 수많은 약병과 수조 속의 거머리, 나비 문양의 로브와 액자, 거울 등 인물들의 모습을 비추는 지점들이 다양하다.
'더 테일'은 확실히 해석의 여지가 많은 극임이 분명하다. 과거와 현재가 뒤엉키고, 실제와 환상의 경계도 허물어지며 그 속에서 어떤 인물이 나타나는지도 모호할 때가 있다. 처음 본 관객들에게 극이 '어렵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김 연출은 "어려울 수 있지만, 매혹적이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연"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극의 형식이 존과 바이런, 소설, 루스벤과 이안테, 3개의 트랙을 넘나들고 중의와 상징이 적지 않다"며 "퍼즐을 풀어가는 쾌감과 다양한 해석의 묘미 또한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장센과 인물 구도에도 시각적 변주가 많으니 감각 자체로 감상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버린 두 사람과 소설, 과연 결말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남겨진 여운마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는 8월 27일까지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스콘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