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한 사람에게 그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행복 바이러스' 같아요."
올해로 14년째 일과 봉사를 병행하고 있는 남지은(54)씨는 "나눔은 전염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남씨는 "우리 사회가 아직 살 만한 건 이런 나눔의 힘 때문인 것 같다"며 "더 널리 전파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가 현재 몸담은 봉사단체는 '향기나라 가족봉사단'으로, 그의 말대로 온 가족이 나눔에 전염돼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향기나라 가족봉사단은 남씨처럼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단체로 양주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나눔을 꽃향기처럼 퍼뜨리고 있다.
수년간 요양원 돌며 청소·말동무
후배 가족봉사단에 '활동 교과서'
시각장애 아동 촉각인형 제작기부
남씨는 여느 직장인처럼 일에 쫓겨 살지만, 이런 생활도 그의 나눔에 대한 열정 앞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처럼 유별난 열정이 없었다면 그의 봉사단이 지금처럼 다양한 봉사를 하긴 어려울 것이다.
남씨는 "7년 가까이 단장을 맡아 봉사단을 이끄는 동안 크든 작든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솔선수범하려 했다"며 "가능한 남들이 하기 꺼리거나 잘 하지 않는 일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수년간 요양원을 돌며 청소, 빨래, 발마사지, 말동무 등 어르신들을 살뜰히 챙겨왔다. 양주시엔 요양시설이 몰려있지만, 남씨의 봉사단 이전까지만 해도 요양시설을 정기적으로 찾아 봉사하는 단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요양보호시설들에 따르면 언뜻 쉬운 일처럼 들리지만 다년간 꾸준히 봉사를 이어가는 단체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또 시각장애 유아와 아동들을 위해 손 근육 발달을 돕는 점자 촉각 인형과 교구들을 손수 제작해 학교와 복지기관, 시각장애인협회 등에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때엔 방역물자와 생필품, 식료품을 포장해 홀몸노인, 저소득층 가정에 배달하기도 했다.
남씨의 솔선수범은 나눔의 새로운 길을 여는 데 머물지 않고 뒤에 조직된 후배 가족봉사단에 전파돼 교과서가 되고 있다. 남씨의 믿음처럼 나눔 전염이 현실이 되고 있다.
남씨는 "봉사하면서 스스로 즐겁고 행복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도 그 행복감이 옮겨지는 것 같다"며 "많은 사람을 나눔 실천에 동참하게 하려면 봉사자 본인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