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전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역사적인 제1회 월드컵대회는 1930년 7월13일부터 30일까지 18일간 남미 우루과이에서 개최됐다.
 우루과이는 스웨덴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등을 따돌리고 독립 100주년과 참가팀 여비및 체재비를 부담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의로 개최권을 따냈다.
 유럽에서 벨기에 프랑스 루마니아 유고슬라비아등 4개국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멕시코 파라과이 페루 미국 우루과이등 총 13개국이 초청형식으로 참가, 4개조로 나눠 조별 1위를 차지한 4개팀이 토너먼트방식으로 준결승전을 벌인뒤 최종우승자를 가렸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월드컵을 유치하고도 두번의 분통을 터트렸다. 첫째는 축구모국으로 불리는 영국등 유럽축구선진국의 대회불참이다. 두번째는 주최국이 개막전을 가져야 하는 행운마저도 누리지 못했다. 10만명을 수용할수 있는 주경기장 센테나리오 스타디움이 개막일(13일)까지도 완성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개막 첫경기는 1조 프랑스와 멕시코간 경기로 돌아갔다. 당시 프랑스출신 회장인 줄리메가 자국의 혁명기념일(14일)을 기념하자며 개막전을 요구한 것도 한요인이다.
 프랑스는 4-1로 멕시코를 꺾어 월드컵 첫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경기에서 전반 10분 멕시코 메히야가 슛을 날렸으나 프랑스 골키퍼 데포의 턱뼈를 부러뜨리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선수교체의 룰이 없었던 당시로서는 나머지 10명이 뛰어야 했다.
 프랑스는 수비수인 샹트렐을 골키퍼 대신 기용하고 순식간에 4골을 뽑아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다음상대는 2년전 파리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 아르헨티나였다.
 양팀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종료 10분을 남기고 운명이 갈렸다. 아르헨티나가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고 절망에 빠진 프랑스는 남은 6분만에 실점만회의 기회를 잡았다. 프랑스 랑기레가 멋진 드리블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향해 돌진하는 순간 브라질 주심이 종료휘슬을 불어버렸다.
 성난 프랑스 관중들은 경기장으로 난입, 항의소동을 일으켰다. 당황한 주심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 퇴장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불러내 경기를 재개했으나 프랑스는 끝내 만회기회를 잡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다음상대는 멕시코. 그러나 핵심선수인 페레이라가 학기말시험을 치러야 한다며 귀국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다급해진 아르헨티나는 당시 고교생인 스타빌레를 긴급투입했다.
 스타빌레는 멕시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6-3승리를 이끌었고 칠레와의 경기에서도 3-1로 이기는데 수훈을 세워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브라질은 2조에서 볼리비아를 4-0으로 눌렸으나 유고전에서 1-2로 패해 준결승진출권을 유고에 넘겨주었으며 우루과이는 3조예선에서 페루와 루마니아를 1-0, 4-0으로 잠재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4조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축구도입이 일천한 미국은 유럽에서 활약하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벨기에와 파라과이를 각각 3-0으로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제1회 월드컵의 패권은 아르헨티나-유고, 우루과이-미국간 대결로 압축됐다.
/金學碩기자·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