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환경연합 홍소산 대표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는 "저어새와 흰발농게 등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2023.7.11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인천 영종도에는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와 수리부엉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흰발농게, 해양보호생물인 흰이빨참갯지렁이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영종도에 있는 생물들을 20년 가까이 보호해 온 활동가가 있다. 바로 영종환경연합 홍소산 대표다. 홍 대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 생물다양성 및 습지의 날' 기념식에서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홍 대표는 "영종도의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을 조금 더 열심히 하라고 이번 상을 준 것 같다"며 "이번 상이 앞으로 활동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홍 대표는 2005년부터 영종도에서 환경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20년 전 영종도로 이사 온 홍 대표는 처음에는 영종대교 통행료를 인하하기 위해 주민들이 구성한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시민 모임을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한 주민의 "영종도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살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면서 처음 환경 운동을 시작했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서울 난지도 매립지 인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생활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어 더 적극적으로 민원을 해결하고자 했던 것 같다"며 "쓰레기를 치우다 보니 수하암에 사는 저어새도 알게 됐고, 멸종위기종 보호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습지의날 기념식서 환경부장관표창
쓰레기 치우다 저어새 알게돼 시작
주민들과 해안가 정화 '깨끗한 동네'

홍 대표는 "영종도에서 환경 운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갯벌에 설치돼 있던 불법 칠게잡이 어구를 철거한 것"이라고 했다.

영종도 남단 갯벌에 서식하는 칠게는 유기물을 분해해 갯벌을 정화하고, 영종 갯벌을 찾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와 낙지 등 어류와 물새의 주 먹이다. 그런데 7~8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법 어구로 무분별하게 칠게를 남획하는 일이 많아 심각한 환경 문제가 됐었다.

홍 대표는 "여러 환경단체와 힘을 모아 언론에 알리고, 중구청이나 인천지방해양수산청, 해경 등에 단속을 요구하면서 이제는 불법 어구로 칠게를 잡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며 "갯벌을 보호하는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매우 뿌듯했다"고 했다.

홍 대표가 처음 쓰레기 정화 활동을 시작한 20년 전과 비교하면 영종도가 매우 깨끗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 대표는 "예전에는 영종도 지역에 공터가 많아 버려진 쓰레기가 매우 많았다"며 "또 육지에서 흘려 내려온 쓰레기가 쌓이면서 갯벌이나 해안가도 매우 더러웠다"고 했다. 이어 "20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치워 나가다 보니, 인천 어디와 비교해도 깨끗한 동네가 됐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저어새와 흰발농게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뛴 만큼, 힘 닿는 데까지 보호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