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은 크다. 나라와 인종을 초월하고, 시간과 공간도 뛰어넘는다. 이러한 음악을 단순히 듣고 느끼는 것에서 나아가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본다면 어떨까. 기상학자가 들려주는 과학과 음악의 심포니, 심리학자가 노랫말을 통해 들여다본 나와 세상의 이야기는 음악을 한층 더 넓고 깊게 사유하게 한다.

■ 날씨의 음악┃이우진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40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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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학자이자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는 이우진이 평소 본인의 관심사인 클래식 음악과 날씨를 접목해 우리 일상과 밀접한 날씨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날씨의 음악'이 발간됐다.

건조한 먼지 바람이 불어오는 봄, 강물처럼 비가 내리는 여름, 맑고 파란 하늘의 가을, 춥고 건조한 겨울. 저자는 한반도 날씨를 대기와 땅, 햇볕이 만들어내는 4악장의 아름다운 협주곡으로 보고 날씨의 다양한 현상과 원리를 음악에 비유해 낸다. 


4악장의 아름다운 협주곡 비유한 '한반도 기후'
클래식 음악과 날씨 접목해 일상 흥미롭게 풀어


계절이 클래식 음악에서 악장과 같다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하며 악장의 길이가 바뀌고 있다는 표현처럼 봄을 노래하는 1악장은 짧아지고 2악장의 여름은 점점 길어진다. 또 태양의 동선에 따라 기온이 오르내리며 낮과 밤의 주제 선율이 흐르지만, 여기에 대기가 쉴 새 없이 변주곡을 연주한다.

계절의 변화가 저음의 반주를 지속해서 연주하는 가운데 매일의 날씨가 그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책은 이처럼 날씨를 한 곡의 음악처럼 느끼고 그것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일상의 공간을 더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여기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한다.

■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박진우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304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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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은 들려오는 노래에 공감해 보거나 위로받아 본 적 있을 것이다.

신간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는 이러한 음악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심리 기제를 풀어낸다. 우리의 마음과 귀를 붙잡은 노랫말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마음의 작동 방식을 자연스레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BTS·이무진·폴킴 등 다양한 33곡 '심리학적 조명'
가사속 감정 변화와 타인·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


저자는 특정 음악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BTS, 멜로망스, 이무진, 폴킴 등 33곡의 다양한 노래들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했다.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를 통해 '비가 오면 왜 그 사람이 생각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밝혀내고,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를 통해 부러움이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감정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등 3~4분 남짓의 노랫말을 통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를 둘러싼 타인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디음악부터 팝송까지 가사와 멜로디로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주던 노래들은 저자의 인문학적 사유와 만나 읽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을 함께 전달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