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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AFP=연합뉴스

한 번뿐인 우리네 인생,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투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전했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저자 밀란 쿤데라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밀란 쿤데라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오랜 투병 끝에 파리의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프랑스로 망명한 체코 출신의 문인으로, 공산체제였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집필한 소설 '농담'과 희곡 '열쇠의 주인들' 등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에 참여했던 쿤데라는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혀 저서를 압수당하고 집필과 강연 활동에 제한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후 1975년 쿤데라는 정보국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1979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을 박탈당했던 그는 지난 2019년에서야 국적을 회복했다.

쿤데라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르게 해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84년 탄생했다. 소설은 앞서 그가 겪었던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네 남녀의 이야기를 다뤘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네 명 주인공들의 사랑과 질투, 더 나아가 니체의 철학 사상과 삶의 허무함을 그려낸 고전이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